여성ㆍ청소년 사범 확산 경고나선 마약퇴치운동본부 전영구 이사장
여성·청소년 마약사범 전년 대비 2배 급증…적극적 대책마련 촉구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마약은 개인의 건강을 파멸시키는 것은 물론 그가 속한 가정과 사회,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는 암적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나아가 인류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다양하고 심각한 만큼 사전 예방정책이 우선시돼야 합니다."
1일 전영구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이사장(67)은 최근 주부와 직장인, 미성년자 등 일반인 마약사범 증가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데 대해 이같이 당부했다. 그는 마약의 부작용이 환각으로 인한 사고, 우울증, 질병, 직무태만, 범죄 등 개인에게 미치는 것을 넘어 사회경제적으로 노동시장의 기반을 흔들리게 하고 정치적으로도 불법에 의한 불안 요인을 키운다고 우려했다.
전 이사장은 "1992년 본부 설립 당시에는 우리나라가 마약퇴치 분야에서 불모지나 다름없었다"며 "마약류의 폐해를 소개하는 자료 보급이나 거리 캠페인 위주로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인터넷을 이용한 마약사범이 늘고 향정신성의약품 관련 신종 범죄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마약퇴치 활동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포함해 전방위로 확대됐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는 "유학생이나 외국인 학원강사, 일반인들이 해외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마약류를 직접 구입하는 경우를 비롯해 국제우편이나 특송화물로 신종 마약류를 밀수입하는 사례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검찰청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마약동향 통계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단속된 국내 마약류 사범은 총 995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281명)보다 20.2%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이 중 19세 이하 청소년 마약류 사범 수가 지난해(55명)보다 두 배 증가해 처음으로 100명을 넘어섰고, 여성 마약류 사범은 전년 대비 60% 증가해 전체 사범 중 19.2%(약 1900명)를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수가 적었던 여성ㆍ청소년 마약사범의 증가는 마약류 유통 현실에 대한 심각성을 새삼 일깨워주었다.
전 이사장은 "법망을 피해 외국으로부터 새로운 마약을 제조ㆍ유통하려는 시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마약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구매한 경우도 단속이 쉽지 않은 점을 이용한 새로운 방식의 마약거래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종 유사 마약류는 향정신성 계통에 속하는 마약류가 대부분으로 환각이나 흥분효과 배가, 성적 각성능력 증진, 체중 감소 등과 같이 특정 목적의식을 갖고 개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 이사장은 "증가하는 신종 마약류 확산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이에 상응하는 대처가 요구되고 있다"며 "현재 마약퇴치사업 예산의 많은 부분을 자체 후원금으로 충당하고 있는데 정부의 적극적인 예산지원이 뒷받침돼 마약 청정국의 지위를 지켜나가길 희망한다"고 말을 맺었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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