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19대 대선이 2년이나 남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벌써부터 대선 테마주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반기문 테마주들이 투자자로부터 가장 뜨거운 구애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른바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되는 다믈멀티미디어가 전날 16.28% 급등한 50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써니전자도 장중 16.86%, 안랩도 12% 껑충 뛰었다.
지난 주말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가 문재인 대표의 '문(재인)ㆍ안(철수)ㆍ박(원순) 3자연대' 제안을 거절하고 혁신연당대회 개최를 역제안한 것이 이들 테마주에 불을 붙였다. 안 전 대표의 역제안이 대선 출마 의지 피력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투심을 움직였다.
다믈멀티미디어는 정연홍 대표가 김홍선 전 안랩 대표와 대학원 동문이라는 이유로, 써니전자는 송태종 전 대표(부사장)가 안랩 출신이라는 이유로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된다. 안랩은 안 전 대표가 창업한 회사다. 다믈멀티미디어의 경우 김 전 대표가 안랩을 퇴사했고, 송 전 대표도 오래 전에 써니전자를 떠나 인맥이 이미 끊어졌다는 점에서 이들 테마의 안 전대표와 연결고리는 사실 빈약하다.
전날 움직인 것은 안철수 테마주지만 요즘 대선 테마주 가운데 가장 '핫'한 테마는 반기문 테마주다. 휴대폰 케이스 제조업체인 일야는 최근 20일 새 413% 이상 급등하며 테마주들의 강세를 주도했다. 일야는 이 회사 사외이사인 김상협 카이스트 초빙교수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와 서울대 동문이라는 학연이 부각되며 테마주로 엮였다.
일야만큼은 아니지만 씨씨에스, 한창, 보성파워텍 등도 올 초부터 반기문 테마주로 엮이며 수혜를 봤다. 이들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 1위, 방북 추진 논의 등의 재료가 나올 때마다 급등했다.
씨씨에스는 반 총장의 고향인 충청북도 음성을 기반으로 한 케이블TV사업자라는 이유로, 한창은 최승환 대표가 현재 유엔환경기구(UNEP) 상임위원이라는 이유로, 보성파워텍은 반 총장의 동생인 반기호씨가 부회장으로 근무한다는 이유로 이상급등락을 반복했다.
반면 안 전대표와 함께 야권 후보로 거론되는 박원순과 문재인 테마주의 시세는 급랭하는 분위기다. 박원순 테마주도 지난 6월 초 박원순 서울시장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여야 대표를 꺾고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에 모헨즈와 토탈소프트가 열흘 간 40%, 50% 치솟으며 들썩였지만 이후 잠잠한 모습이다.
문재인 대표 테마주로 꼽히는 바른손, 우리들제약, 위노바, 조광페인트, 서희건설 등은 하반기 들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 테마주인 EG는 줄곧 내리막길이다. 지난 2012년말 18대 대선기간 2만4000원대에서 8만7000원대로 급등했던 EG는 고점(8만7900원) 찍고 1만900원까지 떨어지며 8분의 1토막이 났다. EG는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씨가 최대주주(지분율 25.95%)이자 회장으로 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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