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운영을 꿈꾸는 청년들의 꿈을 응원하고 사회 전반에 기업가정신을 확산시키기 위한 '기업가정신 주간' 행사가 어제까지 이틀간 펼쳐졌다. 미국에서 처음 시작돼 매년 11월 셋째 주 세계 각국에서 개최되는 이 행사는 새로운 것에 과감히 뛰어드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기업가정신이 한 사회 경제적 활력의 중요한 원천이라는 것을 일깨워 준다. 그러나 이 주간을 맞아 발표된 각국의 '기업가정신지수'에서 한국은 매우 낮은 순위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왜 우리 사회가 창의와 도전을 말하면서도 정작 기업가정신을 잃어버리고 있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미국의 생활용품 제조판매업체 암웨이가 '창업 도전의향' '창업 실현 가능성' 등을 조사해 평가한 결과 한국의 기업가정신지수는 세계 44개국 중 28위에 그쳤다. 총점 44점으로, 세계 평균 51점이나 아시아 평균인 64점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한국에선 1500명이 설문에 참여했다는 이 조사결과는 한국 경제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 큰 이유가 뭔지, 새로운 도약을 위해선 무엇이 요청되는지를 말해 준다. '창조적 파괴'를 선도하는 기업가정신이 경제발전의 원동력이라는 경제학자 슘페터의 말도 있지만 기업가정신을 살리지 못하면 우리 경제의 미래는 밝을 수가 없다.
마침 우리나라 기업가정신의 한 표상인 고(故)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의 탄생 100주년(25일)을 앞두고 여러 기념행사들이 벌어지고 있다. 맨손에서 출발해 굴지의 대기업을 일궈낸 그의 끝없는 도전과 창의적 사고는 오늘의 우리에게 새삼 많은 교훈을 던진다.
다만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던 그의 불굴의 삶으로부터 배우되 기업가정신을 개인의 열정이나 의지 차원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특히 암웨이의 조사에서 한국의 기업가정신이 낮은 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큰 탓으로 나타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인 응답자의 88%는 '실패할까 두려운 것이 창업을 방해하는 요소'라고 답했는데 이는 세계 평균(70%)이나 아시아 평균(82%)보다 매우 높은 수치다.
즉 기업가정신을 키우자면 개인의 열정과 도전의식도 있어야겠지만 실패했을 때 기업가들이 모든 부담을 떠안고 재기불능 상태에 빠지지 않게 하는 사회적 지원 및 안전망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얘기다. 사업 위험성을 줄이는 금융시스템, 공정경쟁과 동반성장의 여건을 마련하는 것도 기업가정신을 위한 사회적 인프라에 해당할 것이다. 그런 사회적 토양이 함께 조성될 때 창업에 도전하는 젊은이들도 오늘에 맞는 새로운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하고 혁신하는 모습을 활발히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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