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국회 비준동의를 위한 여ㆍ야ㆍ정 협의체가 어제 첫 전체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협의체는 오늘부터 관련 상임위원회별로 FTA 대책에 대해 조율한 다음 오는 25일 외교통일위원회에서 FTA 비준동의안을 심의ㆍ의결하고 26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여야 간 이견이 있기는 하지만 큰 틀에서는 비준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는 만큼 시한 내 비준안을 처리해서 한중 FTA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한중 FTA는 지난해 11월 타결된 후 양국 정부의 정식 서명을 끝내고 지난 6월5일 국회에 비준동의안이 제출됐지만 5개월 넘게 결론이 나지 않았다. 정부가 한중 FTA 발효를 기다리는 사이 아태지역 12개국이 참여하는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이 정식으로 타결돼 우리나라는 무역자유화 경쟁에서 한발 뒤처지는 처지가 됐다. 중국 경제가 부진하다고 하지만 한중 FTA 발효는 13억명 이상의 거대시장을 선점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만큼 시한 내 비준이 바람직하다.
정부와 여당은 한중 FTA 발효에 따른 관세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늦어도 오는 26일까지 FTA 비준동의안이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피해보완대책이 수립돼야 하며 26일 통과시한에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맞서고 있다. 이 때문에 최종 비준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결국 정부가 마련하는 보완책이 야당의 '눈높이'에 얼마나 맞느냐가 비준동의의 핵심으로 떠오른 형국이다.
그러나 야당 또한 진중하게 고려할 게 있다. 경제 전체의 이득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한중 FTA는 쌀을 완전히 제외했고, 기타 농수산물은 품목 수 기준 70%, 수입액 기준 40%만 개방키로 했다. 농수산부문의 자율화율은 한미 FTA(92.5%)보다 훨씬 낮다. 생산 감소액이 연간 181억원에 그치는 반면 연내 FTA가 발효되면 1년 차 무역 규모가 27억달러가량 증가한다는 분석을 종합적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게다가 한중 FTA 발효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한ㆍ중ㆍ일 FTA 협상이 먼저 타결된다면 일본이 중국시장을 선점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측면에서 한중 FTA는 연내에 반드시 발효되도록 여야가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정부의 책임이 무겁다. 정부와 여당은 피해보완책을 한층 정밀하게 짜서 야당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한편, 한중 FTA의 비준과 발효로 내수와 수출에서 기력을 잃은 경제에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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