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이번주 전격적으로 평양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북한이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군 관계자는 "북한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평양방문 일정조율에 맞춰 강원도 원산 인근 동해상에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지난 5월21일 북측의 동의에 따라 남북경제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을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북측이 돌연 방북승인을 철회한 바 있다. 개성공단 방문 불발6개월 만에 평양 방문이 성사된 것이다.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 취임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적절한 기회에 방북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며 지난 5월 개성공단 방문 계획도 그런 노력 가운데 하나였다.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은 지난 1993년 12월 부트로스 갈리 총장의 방북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다. 당시 갈리 전 총장은 서울을 거쳐 평양을 방문, 김일성 주석과 환담 및 오찬을 했다. 한국인 출신으로서 반 총장은 재임 기간 첫 방북에서 한반도 평화메신저로서의 역할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엔 수장으로서의 방북인 만큼 반 총장과 유엔의 회원국인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간의 만남이 성사될 것으로 관측된다. 반 총장은 김 제1위원장과의 만남에서 북측에 국제사회와의 대화의 테이블에 나올 것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북핵 6자회담 재개와 남북관계 개선을 적극 주문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당 창건 70주년을 계기로 시사했던 장거리 로켓 발사와 4차 핵실험 등 전략적 도발 카드를 당분간 접고 악화일로를 걷던 북중 관계 개선에 나선 북측이 반총장의 방북을 계기로 어떤 행보를 걸을지 주목된다.
이를 두고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반총장의 방북이전에 단거리미사일 등을 동해로 발사해 긴장감을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은 지난 11일부터 다음 달 초까지 강원도 원산 인근 동해상에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했다.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높은 고도에서 자탄으로 분리시켜 넓은 영역에 피해를 주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신형 미사일을 개발해 시험발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북한은 신포조선소에 SLBM 발사용 수직발사대를 세우고 그 위에 발사지원용 상부구조물을 세운 것이 위성에 포착된 바 있다. 미국의 북한군사 전문가 조지프 버뮤데즈는 지난 10월 이 상부구조물의 용도에 대해 안정화와 점화통제시스템 시험, 발사관의 사출시험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소식통은 "북한은 지난 8월 지뢰ㆍ포격도발 이후 매달 동해상에 항행금지구역을선포하고 실제 함대함 미사일이나 신형 300㎜ 방사포를 해안가로 전개했다"면서 "그러나 실제 발사는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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