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몬스터] 짐 로저스 괴짜행보는…'현재진행형'

[아시아경제 김원규 기자] 짐 로저스는 어릴 적 야구장에 버려진 빈병을 그냥 두지 않았다. "놔두면 쓰레기에 불과하겠지만 이걸 모으면 돈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때 로저스의 나이는 다섯살이었다. 이처럼 그는 어릴 때 부터 경제관념이 남달랐다.

그는 1969년 불과 20대에 '헤지펀드 제왕' 조지 소로스와 함께 글로벌 투자사인 퀀텀펀드를 설립한다. 1980년까지 10여년 간 퀸텀펀드의 누적수익률은 4200%에 달한다. 경이적인 수익률은 월가를 뒤흔든다. 같은 기간 미국 증시 지수가 50% 오른 것과 비교하면 퀸텀펀드의 수익률은 더욱 두드러진다. 펀드 이름처럼 수익률도 퀀텀 점프를 한 셈이다.

하지만 그는 37세가 되자 돌연 '나는 퀸텀펀드로 자유를 샀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월가는 충격에 빠졌다. 그는 월가를 떠났지만 활동은 멈추지 않았다. 로저스는 대학에서 금융과목을 가르치고 금융방송 프로그램 진행자로도 명성을 떨친다.

1990년 그는 전 세계 국가의 상황을 몸소 체험하겠다며 오토바이만을 의지한 채 세계일주를 떠난다. 로저스는 22개월간 6대륙 52개국을 거쳐 약 16만㎞를 주파하며 기네스북에 오른다. 그의 당시의 여정을 저서 '월가의 전설 세계를 가다'에 남겼다.

그의 세계일주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는 1999년 아내와 함께 노란색 4륜구동 차를 몰고 두번째 세계일주를 떠난다. 이번에는 116개 나라와 전 세계 30개의 내전 지역 중 절반을 거치며 약 24만5000㎞를 달린다. 기네스북에 두번째 이름을 올리게 된다. 자연스럽게 그의 별명도 '금융계의 인디애나 존스'로 바뀌었다.

로저스는 단순히 여행만을 즐긴 것은 아니다.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얻은 경험과 풍부한 정보를 통해 남들보다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와 유로존 붕괴를 정확히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