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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공화국]왜곡된 소비행태와 물신숭배…명품장사에 열올리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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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공화국]왜곡된 소비행태와 물신숭배…명품장사에 열올리는 기업들 샤넬 웨스트민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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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1조원으로 세계 명품시장 8위, 세계 유명 명품업체들 너도나도 '한국행'
소비자들 거센 열망…빈부격차 클수록 명품산업 '興'
짝퉁시장 확대와 잘못된 소비행태 부작용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지난 1일부터 최대 7% 가격을 인상한 샤넬의 인기 핸드백 모델 대부분은 국내 매장에서 구할 수 없다. 4~5개월 예약서비스(웨이팅)도 허다하다. 일부 모델은 웨이팅조차 받지 않는다. 가격 인상의 영향은 전혀 없다. 보이백을 사기 위해 3개월째 기다리고 있다는 A씨는 "총알(돈)이 딸려도 보이 캐비어가 나오면 바로 살텐데 도통 입고가 되질 않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세계 유명 명품 브랜드업체들은 한국에 열광한다. 국내 명품시장은 11조원으로 세계 명품 시장 8위에 해당한다.

세계 유명 명품브랜드들은 한국에서 잇따라 전시회를 열고 청담동에 대규모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한다. 지난 1월 샤넬이 '크루즈 패션쇼'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었고 루이뷔통이 광화문에서 '루이비통 시리즈2' 전시회를 개최했다. 샤넬ㆍ버버리ㆍ까르띠에ㆍ오메가 등 명품 매장들이 청담동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대한민국은 글로벌 명품업계가 주목하는 최대의 소비시장이다.


이같은 배경에는 소비자의 거센 열망과 기업들이 명품장사에 적극적인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제 수준이 높아지고 빈부격차가 심해질수록 명품산업은 흥하고 있다.


수요의 법칙에 따르면 어떤 재화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량은 감소하게 돼 있다. 하지만 가격이 상승해도 오히려 수요량이 증가하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하는 왜곡된 소비행태를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라고 한다.


실제로 값비싼 귀금속류나 고가 가전제품, 고급 자동차 같은 사치재는 경제 상황이 악화돼도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자신의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능력을 과시하고 싶은 소비자들은 이러한 재화의 가격이 높을수록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방편으로서 더욱 구매에 열을 올리기 때문이다.


명품에 대한 긍정적 해석도 나온다. 경제학자들이 즐겨 인용하는 '파레토 법칙'이 예다. 이탈리아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가 주장한 이 법칙은 사회의 소득 상위 20%가 전체의 80%에 해당하는 생산과 소비를 일으킨다는 내용이다.


이 법칙대로라면 부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고선 전체 경기가 살아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부자들이 경제의 '아랫목'에서 군불을 지피면서 생긴 온기가 점차 '윗목'까지 훈훈하게 만든다는 얘기다. 부자들이 명품에 지갑을 열면 열수록 내수 회복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명품 소비가 지나쳐 왜곡된 소비행태와 사치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명품을 구입하기 위해 횡령을 한 기업체 비서나 왕따 당하지 않으려고 명품을 훔친 고등학생 등은 우리 사회가 심각한 수준으로 물신숭배에 빠졌음을 보여준다.


[명품공화국]왜곡된 소비행태와 물신숭배…명품장사에 열올리는 기업들 루이뷔통 레티로PM (루이뷔통 홈페이지 캡쳐)


짝퉁시장 확대도 문제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추정한 2013년 국내 위조상품 시장 규모(실제 유통가액 기준)는 5조2000억원이다. 이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4%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서울시가 남대문시장을 비롯해 주택가 및 일반상가, 특1급 호텔 등에서 위조 상품 단속을 벌여 적발, 압수한 위조상품은 총 4만5000여점. 정품 시가로 치면 150억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사치품 열기를 소비자들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저서 '사치의 나라 럭셔리 코리아'에서 "소성과 차별화 전략을 통해 소비자의 욕망을 극대화하려는 사치품 제조ㆍ유통 회사의 치밀한 마케팅, 늘 재벌 등 초부유층을 등장시켜 '소비가 성공의 잣대'인 양 읊어대는 영화ㆍ드라마 등의 대중매체, 실물화폐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돈의 가치에 관대해지는 소비 사회를 조장하는 구조적 모순을 빚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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