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CEO 단상]한중 FTA, 줄탁동시가 필요한 시점

시계아이콘02분 05초 소요

[CEO 단상]한중 FTA, 줄탁동시가 필요한 시점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AD

10월 초 세계 최대의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타결되면서 적잖은 논란이 있었다. 그중 가장 핵심이 됐던 것은 우리나라가 참여하지 못한 것이 '전략적 판단 착오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었다. 당시의 국제역학관계나 협상 전략에 대한 정부ㆍ전문가의 설명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가라앉았지만, 그 과정에서 한중 FTA 비준이 화두로 떠오르게 됐다. TPP에 가입하지 못한 한국 입장에서 대응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 한중 FTA이기 때문이다.


세계 10대 무역 대국 중 중국과 FTA를 체결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또한 우리나라는 중국과 FTA를 체결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로서는 처음으로 글로벌 3대 경제권인 미국, 유럽, 중국과 모두 FTA를 체결하게 됐다. 이 두 가지 사실이 주는 의미는 절대로 간단치 않다.

13억5000만명에 달하는 중국 인구는 미국의 4배, 유럽연합(EU)의 2배를 넘는다. 중국에서 연 소득 3만달러 이상의 중산층은 한국 인구의 5배, 3억명이 넘는다. 매일 1억명의 중국인이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에 접속해 물건을 산다. 세계 최대의 시장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여기에 더해 중국에서 매년 태어나는 신생아 수는 무려 1600만명에 달한다. 이는 한국에서 태어나는 신생아 수 44만명의 약 40배이며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중국과의 FTA는 이처럼 거대한 시장에 우리가 더 깊숙이 진출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중국과의 FTA를 통해 우리나라는 명실상부한 FTA 허브로 부상하게 됐다. 이것은 단순한 수사(修辭)가 아니다. 중국시장 진출을 노리는 미국과 유럽의 선진 기업들은 우리나라를 생산기지이자 테스트 마켓으로 활용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중국산(Made in China)'이라는 이미지를 극복하고 선진시장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중국 기업들은 한국산(Made in Korea) 중국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적극 투자하게 될 것이다.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시장 개방이라는 말만 나오면 주눅이 들고 우리 시장 보호에만 급급한 FTA 후진국이었다. 그러나 시장 규모가 작고 자원도 부족한 우리로서 무역 확대 없이는 성장을 지속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FT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됐고, 그 결과로 올해 상반기까지 전 세계 52개국과 FTA를 체결했다. 11년 사이에 상전벽해가 일어난 셈이다. 한중 FTA는 우리가 진정한 FTA 중심 국가로 도약했다는 방증이자, 우리나라 FTA 전략의 방점이다.


우리 기업들은 이미 한중 FTA 준비에 뛰어들었다. 대한상의가 올해 개최한 두 번의 '한중 FTA 활용 전략 세미나 및 상담회'에는 무려 1000명의 기업인이 몰렸다. 한중 FTA 관련 행사는 예상보다 조기에 마감되기 일쑤고, 다음번에 참석하시라고 안내를 해도 "세미나 내내 서서라도 듣겠다"고 하소연하는 이들이 수십 명씩이다. 다른 경제단체나 연구소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한중 FTA는 아직 국회의 비준을 받지 못하고 외교통일위원회에 한ㆍ베트남 FTA, 한ㆍ뉴질랜드 FTA와 함께 상정돼 있다. 30개월간 14차례 걸쳐 어렵게 협상을 진행해 타결했고 기업들은 이미 준비에 나서고 있는데 정작 발효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중 FTA는 발효일에 첫 번째 관세 인하가 발생하고, 다음 관세 인하는 그 다음 해 1월1일에 이뤄지도록 돼 있다. 즉 올해 중에 한중 FTA가 발효되면 관세 절감 효과가 발효일과 내년 1월1일에 연달아 발생하게 되지만 올해 발효가 되지 않으면 그만큼 우리 기업에 손해가 돌아가는 셈이다.


더군다나 현재 한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중국, 일본,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 16개국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주지할 필요가 있다. 이 중에는 TPP에 참여한 나라도 7개나 된다. 어렵게 한중 FTA를 체결한 보람이 있으려면 다른 나라가 뛰어들기 전에 우리가 먼저 들어가야 한다.


'줄탁동시'라는 말이 있다. 알 속의 병아리가 껍질을 깨뜨리고 나오기 위해 껍질 안에서 쪼는 것을 '줄'이라 하고, 어미 닭이 밖에서 쪼아 깨뜨리는 것을 '탁'이라 한다. 어떠한 일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양쪽이 타이밍을 맞춰 협력해야 한다는 사자성어다. 한중 FTA도 마찬가지다. 국회와 정부의 줄탁동시를 통해 조속한 비준이 이뤄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와 기업에게 커다란 기회의 문이 빨리 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중국은 한국 경제와 기업의 현재이자 미래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