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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번호 7004번'…기자 징역 하루 살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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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기 가득한 3.6평 감옥…군인보다 식대는 싸지만 상태는 나쁘지 않아
-재소자 상대 집중인성교육과 접견 등 안과 밖 연계 프로그램 눈에 띄어
-"시설 좋을수록 재소자 부드러워져"…"교화 잘 해야 사회에 이로움 준다"


'수감번호 7004번'…기자 징역 하루 살아보니 ▲26일 법무부에서 주재한 '1일 수용자체험'을 하기 위해 온 기자들이 남부교도소 접견실을 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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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26일 오전 10시 광명사거리 부근에서 5분 거리. 무수히 들어선 아파트를 지나자 흡사 대학교 같은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교정직원의 안내에 따라 휴대폰을 반납하고 보안대를 통과하자 비로소 창살로 막힌 창문과 빨간 벽돌 건물이 나타났다. 서울남부교도소의 모습이다.


죄수 1050명이 수감된 이곳은 2011년 신축 이전된 최신식 교도소다. 죄수 중에서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성실함을 인정받은 완화경비 처우 대상자(S2급)이상만 생활하고 있다. 교도관들은 시설이 좋다보니 이곳에 오고 싶어 하는 죄수들도 많다고 입을 모았다. 하루 징역살이를 한 남부교도소는 '계도와 처벌 사이, 그 어디 쯤' 위치하고 있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 청록색 옷으로 환복하고 나자 교도관이 가슴에 '7004번·①' '3중2'라고 각각 적힌 흰색 띠를 가슴에 붙여 줬다. 수감번호는 죄수 구분을 위한 증표다. 입소하는 순서대로, 나름의 규칙에 따라 주어진다고 한다. '빨강-사형수', '파랑-마약사범', '노랑-5대 강력범', '흰색-일반사범' 식으로 테이프 수감번호 띠 색깔도 죄목에 따라 다르다. '3중2'는 어느 수용실인지 알려주는 지역표시였다. 동료 기자 3명과 '감방 동기'가 됐다.


"7004번 김재연 나오세요." 교도관의 호명에 따라 죄수번호를 단 옷을 입고 기록표에 들어 갈 사진을 찍었다. 일반 영화에서 보던 것과 달리 가슴부근에 종이를 대진 않았다. 한 교도관은 "인권침해라는 지적이 있어 배에다 대고 찍게 한다"며 "항문 검사도 인권 때문에 카메라를 통해 확인한다"고 말했다. 죄수들을 부를 때는 번호를 대기도, '000씨'라고 호명하기도 한다고 한다.


금속 검색대만 중간에 덩그러니 놓인 복도를 걸은 뒤 열쇠로 잠긴 문을 통과하고서야 수용실이 나타났다. 안에서 문을 잠그는 것과 밖에서 문을 잠그는 것은 확실히 다른 것이었다. 교도관이 주의사항을 몇 개 일러 주고 문을 걸어 잠갔다.


4명이 갇힌 수용실은 원래 7인실로, 신입재소자가 왔을 때 분류 전 생활하는 곳이다. 크기는 12.02㎡, 약 3.6평이다. 들어서자마자 왼편에 싱크대가 있었고 그 앞에 화장실이 있었다. 거울은 플라스틱이다. 만의 하나 사고를 대비해 화장실도 상반신의 절반은 보이게 돼 있다. 바닥은 한기가 느껴져 오래 누워있기는 힘들었다. 샤워·빨래는 화장실에서 하게 돼 있다. 온수는 동절기에만 나온다.


"중그릇이랑 대그릇 두 개 주세요." 오후 1시께 교정 방송국 라디오 소리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음식통을 실은 이동식 배식대가 도착했다. 음식 제조·배식 모두 재소자들이 한 것이다. 창문 틈 사이로 통을 올리자 배식자들이 근대된장국·제육볶음·채소쌈장·배추김치를 넣어 줬다. 음식은 생각보다 맛이 있어 재소자들 모두 밥을 비웠다. 교도소 하루 식대는 1인당 4160원으로, 1끼에 1386원이다. 군인·학교 급식비에 비해서는 한끼당 700원가량 낮다.


밖이라면 한창 일이 바쁠 오후 2시. 소강당에선 '음악이 있는 세계문학여행'이라는 주제로 집중 인성교육이 실시되고 있었다. 뒤늦게 문을 열고 들어가자 재소자들이 박수로 맞았다.


사회와 격리된 곳이지만, 평가가 계속되는 건 사회와 같았다. 교도소 분류과에 도착하자 인성검사가 실시됐다. 재소자는 작업능력·성실성·책임감 등 16개 항목을 토대로 매월 교정성적심사를 받는다. 성적에 따라 재소자는 개방처우급 S1, 완화처우급 S2, 일반경비시설급(S3), 중(重)경비시설(S4)급으로 나눠진다. 등급이 높을수록 접견시간·전화통화 시간 등 모든 부분에서 혜택을 받는다. 반면 S3 등급이하로 떨어지면 시설이 나쁜 교도소로 강제이송까지 될 수 있다.

'수감번호 7004번'…기자 징역 하루 살아보니 ▲서울남부교도소 내부 모습


면회가 이뤄지는 접견실에는 일반·화상·인터넷·스마트·변호인 접견실이 각각 있었다. 스마트 접견은 재소자가 전화카드처럼 일정카드를 구입하면 충전금액만큼 스마트폰을 가진 상대방과 영상 통화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서울남부교도소에만 하루 130명에서 140명의 민원인이 면회를 신청한다고 한다. 교도관들은 "재범이 일어나는 이유 중 하나는 관계 단절"이라며 "안과 밖의 관계의 끈을 놓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5시께 일과가 끝났다. 꽁치와 김칫국으로 재소자들이 식사를 마치고 예능 프로그램과 뉴스로 이뤄진 교화방송을 시청했다. 간단한 신원 확인 후 오후 8시께 출소했다. 보통 출소는 당일 오전 5시에 한다.


자유가 없고 춥다는 것 빼곤 환경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 교화 효과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교도소에서 일을 하는 교도관들은 시설이 좋을수록 재소자들 교화에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김화섭 남부교도소 교위는 "시설이 나쁜 교도소에서 일부러 정보공개를 청구하며 교도관들을 괴롭히던 수용자들도 여기서 지내다 보면 달라지는 게 눈에 보인다"며 "시설이 좋아진 뒤 재소자 간 폭력 사건도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한태환 법무부 교정기획과 사무관은 "한 해 교정시설에 드는 예산이 1조원인데 범죄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수백조원으로 추산된다"며 "수용자들을 더 가혹하게 대하고 처벌해 사회에서 격리하는 것보다는 건전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게 사회에 더 이롭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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