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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의 영화읽기]65살 생신 맞으신 스누피 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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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애니로 돌아온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
1950년부터 2000년까지 연재된 최장수 만화, 주인공 브라운은 작가 슐츠의 어린시절 본따

[이종길의 영화읽기]65살 생신 맞으신 스누피 할배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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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미국의 연재만화 '피너츠'가 탄생 65주년을 맞아 3D 애니메이션으로 돌아온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블루스카이 스튜디오가 만든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가 오는 12월 개봉한다. 국내에는 '스누피'로 더 잘 알려진 '피너츠'는 1950년 10월 2일 찰스 M 슐츠의 손에서 탄생해 그가 별세한 다음날(2000년2월13일)까지 연재됐다. 전 세계 스물한 개 언어로 번역돼 75개국 2600여 개 신문에 연재됐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연재된 만화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만화 속 스누피는 1950년 데이지 힐 농장에서 태어났다. 개의 노화속도가 인간보다 5~7배 빠르게 진행되니 적어도 325살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작품 속 시간은 멈춰 있다. 스누피는 2족 보행으로 왕성하게 움직이고 파일럿 놀이를 즐기며 저작활동을 한다. 그의 주인인 찰리 브라운도 여전히 좋아하는 여자아이 앞에서 수줍어하고 자신을 가르치려드는 스누피에게 관대하다. 좀처럼 운이 따르지 않지만 '내일은 더 잘 될 거야'라고 되뇌며 잠을 청한다.


브라운은 슐츠의 어린 시절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캐릭터다. 극도로 소심한 면이 있지만 미국인들의 삶과 닮은 구석이 많다. 블루스카이 스튜디오가 처음 3D 애니메이션 제작을 알렸을 때 많은 애니메이터들이 줄지어 참여를 자처한 건 이 때문이다. '피너츠'는 각자의 어린 시절에서 특별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스티브 마티노(56) 감독도 다르지 않다. 그는 "우리 가족은 오래 전부터 크리스마스 등 가족이 모이는 명절에 다 같이 모여 '피너츠' 비디오를 보곤 했다"며 "피너츠의 대단한 팬이기도 하지만 오랜 세월을 함께 해 정이 들었다"고 했다. "고등학생인 딸아이가 한 남자아이를 좋아할 때 브라운의 짝사랑에 대해 이것저것 조언을 해준 적이 있다. 내가 영화를 제작한다니 무척 기뻐했다"고 했다.

[이종길의 영화읽기]65살 생신 맞으신 스누피 할배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 스틸 컷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 슐츠가 그린 4컷 만화의 캐릭터들을 생각과 느낌을 가진 살아있는 인물처럼 표현해야 했다. 눈, 입 등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4컷 만화의 텍스처(말풍선) 표현 등 단조로운 생김새를 극복할 세세한 묘사가 필요했다. 그 중추적 역할을 해낸 성지연(38) 조명감독은 "조명 스태프 50명이 작업한 하얀 스누피의 느낌이 제각각이라서 조율에 애를 먹었다. 캐릭터들의 모양이 단순해서 명암 처리가 조금만 달라져도 금방 눈에 띄었다"고 했다. 이어 "평소보다 작업에 많은 시간이 소요돼 솔직히 스누피가 원망스러웠다"며 웃었다.


완성된 캐릭터들은 아이폰을 들고 다니는 요즘 아이들이 아니다. 1960년대에 발표된 만화들을 기준 삼았다. 브라운과 동생 샐리, 스누피를 비롯해 마음 상담소를 운영하는 루시, 담요를 끼고 다니는 라이너스, 베토벤을 존경하는 슈로더, 찰리를 좋아하는 페퍼민트, 스누피의 친구 우드스톡 등이다. 그래서 어른들의 감성을 끌어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마티노 감독은 "'피너츠'는 삶에 대한 관찰이나 관점에서 어른을 위한 만화라고 생각한다. 아이들도 좋아하겠지만 성공을 위한 노력 같은 보편적 주제가 어른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언어와 방식으로 표현된다"고 했다.


[이종길의 영화읽기]65살 생신 맞으신 스누피 할배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 스틸 컷


애초 슐츠의 연재만화도 어른을 위한 작품이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참담한 상황에 놓인 아이들은 물론 사회문제, 정치 등을 시니컬하게 해석했다. 다양한 현상을 바보처럼 바라보면서도 애정을 잃지 않으며 응원과 격려의 분위기를 조성했다. 특정시대의 유행을 따르지 않고 보편적 감성과 일상적 경험을 다뤘다. 가족, 우정, 강아지에 대한 사랑 등이다. 마티노 감독은 "애니메이션은 어른과 새로운 아이들이 보기 때문에 다른 실사 영화들보다 유행을 타지 않고 보편성을 담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이와 어른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기본적인 감정을 가장 잘 다루는 매체가 애니메이션이다. 그 힘은 정말 강력하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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