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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이산상봉, 남북관계 개선 계기되려면

시계아이콘01분 11초 소요

제20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오늘 금강산에서 열린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은 북측 방문단 96가족 141명이 남측 이산가족 389명과 상봉하는 1차(20~22일)와 남측 90가족이 북측 가족과 만나는 2차(24~26일)로 나뉘어 진행된다. 우리 측 이산가족들은 어제 속초에 모여 뜬눈으로 하룻밤을 보냈다. 이들은 남북출입사무소(CIQ)를 거쳐 버스편으로 금강산으로 가서 2박3일의 짧은 기간 동안이긴 하지만 65년간 꿈에 그리던 가족을 만나 이산의 한을 푼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2월 이후 1년8개월 만에 열리는 것인 데다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8ㆍ25 합의'의 첫 단추를 꿴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그렇지만 상봉에 설레는 가족보다 훨씬 많은 치열한 경쟁에서 떨어진 고령자들을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은 무겁고도 불편하다.

통일부 이산가족정보 통합 시스템 자료에 등록된 생존 이산가족은 9월 말 현재 6만6488명이다. 이 중 이번 상봉하는 가족은 컴퓨터 추첨으로 뽑힌 90명뿐이다. 경쟁률이 약 739대 1이다. 지금처럼 한 번에 100명이 만난다면 660년 이상이 걸려야 한다는 계산이다. 그런데 우리 측 이산가족 중 90세 이상 최고령자가 7781명, 80~89세도 2만8063명에 이른다. 전체의 53.9%다. 이분들의 한을 살아생전에 풀어주는 것이 급선무다. 정례화, 상시화, 대규모 상봉이 절실하다.


물론 상봉 규모와 횟수를 크게 늘리고 정례화해야 하며 화상 상봉과 서신 교환, 생사 확인이라도 허용해야 한다는 등의 제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북측의 소극적 대응으로 여지껏 성과가 없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어제 이산가족을 만난 자리에서 "상봉 정례화를 통해 더 자주 만나고 고향 방문이 이뤄질 수 있도록 북한과 최선을 다해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홍 장관의 발언이 빈말이 돼서는 안 된다.


이산상봉이 민간 교류 확대와 남북 관계 개선과 화해로 이어지려면 정부가 적극성을 발휘해야만 한다. 북한이 8ㆍ25 합의에 나서고 한미정상회담 후 발표된 공동성명을 거세게 비난하면서도 지난해와 달리 로켓포 발사 등의 도발을 감행하지 않는 것 등은 대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읽힌다. 남북 당국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볼 만하다.


이산상봉 정례화, 5ㆍ24 조치의 해제와 금강산 관광재개, 개성공단 국제화 등 현안은 쌓여 있다. 이런 문제들이 풀리면 남북 간 신뢰 구축과 북핵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것은 물론 북한 리스크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산상봉이 남북 당국회담을 통해 남북 관계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정부는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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