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실패 후 재도전에 나서는 사람들을 위한 지원이 크게 강화된다. 금융위원회와 중소기업청이 어제 함께 내놓은 '재기 지원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내년 초부터 재창업자의 기존 정책금융기관 연대보증 채무 감면율을 기존의 50%에서 최대 75%로 올린다. 연체 등 재기 기업인에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정보를 가급적 금융회사에 제공하지 않고 신용등급을 조기에 회복시켜 주는 길도 열린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풍토'를 조성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활력을 높일 수 있는 바람직한 정책이다.
2전3기, 3전4기의 '오뚝이 기업인'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은 단지 듣기 좋은 덕담이 아니라 많은 사업의 성패사에서 확인되는 교훈이다. 혁신ㆍ기술형 기업일수록 실패 가능성도 크다. 사업에서의 실패 경험은 더 큰 성공을 위한 자산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미국 실리콘밸리나 이스라엘이 첨단산업의 메카가 된 데에는 한두 번 실패하는 것을 약점이 아니라 오히려 성공을 위한 필수 코스로 여기는 문화가 큰 몫을 차지했다는 것도 이를 잘 보여준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유난히 실패에 매우 냉담한 풍토를 갖고 있다. 실패자에게는 낙인이 찍히고 무거운 족쇄가 채워진다. 이는 자원이 부족한 형편에서 경쟁이 어느 나라보다 치열한 우리의 여건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하지만 이는 유능한 이들을 낙오시키고 경제의 자산을 사장시키는 결과가 되고 있다.
최근 들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재기 지원을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은 매우 미흡하다. 예컨대 지난해부터 '재도전 종합지원센터'를 서울과 부산, 대전에 각각 개설해 운영하고 있지만 소수의 인력으로 상담 지원을 하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못하다. 이 같은 센터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재기 지원 시스템을 더욱 촘촘히 갖추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창업과 재도전의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어제 나온 지원안들과 같은 정책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전반적으로 재기 기회를 폭넓게 주면서 특히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에는 더욱 적극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정교한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파산한 사업가가 부담해야 할 경제적ㆍ법적 책임도 세분화해 도덕적 해이에 빠지지 않으면서도 지나친 짐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편으론 실패한 유망기업을 찾아내는 시장의 효율성을 더욱 살리면서 미국처럼 각종 비영리 조직 차원의 활동을 통해 재기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관련 법제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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