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업무용·주거용 따라 달라져
-수익: 지난해 12월 이후 매달 임대수익률 하락
-공급폭탄: 올핸 5만456실 쏟아져 과다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오피스텔 투자시장에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을 찾는 수요자들이 늘면서 매매가격과 청약 경쟁률이 치솟고 있다. 저금리 시대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투자자들이 1억원 안팎의 금액으로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어서다. 동시에 투자 경고등이 깜빡거린다. 고질적인 공급과잉으로 임대수익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세금이라는 복병도 있다. 실제로 오피스텔 투자원금을 회수하려면 20년 넘게 보유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부동산114 통계를 보면 3분기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전 분기 대비 0.16% 상승했다. 서울(0.16%)과 경기(0.23%), 인천(0.12%)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선주희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공급량 확대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나 저금리 시대 오피스텔은 여유자금 1억~2억원 정도를 활용하는 수요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며 "아파트 가격 상승 분위기가 오피스텔로 번지며 매매가격 상승세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오피스텔 청약 성적도 고공행진 중이다. 올 초부터 대박이 터졌다. 지난 2월 광교신도시에 분양된 '힐스테이트 광교'가 평균 42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2년 인터넷 오피스텔 청약이 진행된 이후 최고 기록이었다. 그러나 이 기록은 7개월 만인 지난달 같은 지역에서 분양된 '광교 중흥S클래스 레이크힐'(437대 1)에 의해 깨졌다.
오피스텔로 뭉칫돈이 몰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오피스텔은 부동산 투자상품 가운데 비교적 저렴한 상품에 속한다. 지가 상승률이 낮은 대신 월세 수입이 안정적이어서 시세 차익보단 임대수익을 노리는 투자자에게 알맞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전매 제한도 없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오피스텔의 임대수익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 통계를 보면 9월 서울지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5.46%로 지난해 12월 이후 줄곧 하락하고 있다. 2010년 7월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오피스텔 임대수익률 하락으로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간도 길어졌다. FR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현재의 임대소득을 21.11년 유지해야 투자금을 전부 거둬들일 수 있었다. 지난해 말(20.71년)보다 0.4년 늘어났다.
이는 임대수요는 정체하고 있는데, 공급물량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1~2인 가구 증가와 전셋값 급등으로 2010~2014년 전국에 17만6156실이 공급됐다. 올해는 예년보다 많은 5만465실의 '공급 폭탄'이 나올 예정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저금리,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등으로 인기가 지속되겠지만 일부는 공급과잉, 수익률 하락 등을 겪을 것"이라며 "개별 상품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 이사는 "오피스텔의 수익률이 떨어져도 시중은행 예금금리(1.5% 안팎)보다 높다"면서 "오피스텔을 분양받은 후 몇 년이 지나면 분양가의 10~40% 가격이 오르는데 오름세가 둔화되기 전인 8~10년쯤 노후된 오피스텔에서 갈아타기를 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하나의 변수가 있다. 세금이다. 오피스텔을 업무용, 주거용 중 어떤 용도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부과되는 세금이 달라진다.
일단 오피스텔을 분양받거나 매매할 때 취득세와 지방교육세, 농어촌특별세를 포함해 분양·매매가격의 4.6%를 내야 한다. 금액이나 면적과는 관계없다. 아파트 취득세와 최대 4배 차이가 난다. 다만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해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을 하면 취득세 감면 혜택을 볼 수 있다. 전용면적 60㎡ 이하 오피스텔은 올해 말까지 취득세가 면제된다.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으면 주택으로 간주, 오피스텔 외에 거주용 주택이 따로 있을 경우 1가구 2주택자가 된다.
부가가치세도 고려 대상이다. 일반임대사업자(업무용)는 분양가액 중 건물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포함된 10%의 부가세를 환급받을 수 있다. 반면 주택임대사업자는 취득세 감면 혜택을 보는 대신 부가세는 환급받지 못한다. 따라서 취득세와 환급받을 수 있는 금액을 비교하고 주변 여건이 업무용·주거용 중 어떤 수요가 많은지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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