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4·7979·7777 등…골드번호 개인간 불법거래 차단
영업 관련 2424 등은 예외적으로 허용 방안 검토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개인간 휴대폰 명의변경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그동안 '1004', '7979' 등 외우기 쉽고, 특정 의미를 담고 있는 소위 '골드번호'의 불법 거래를 막는다는 취지다. 다만 정부는 선의의 피해자를 양성하지 않기 위해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14일 미래창조과학부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래부와 이동통신 3사는 타인에게 자신의 전화번호를 양도하는 행위를 차단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미래부 통신정책국 관계자는 "전화번호 거래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명의변경을 금지하는 등의 절차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명의변경 유형별 사례를 조사해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연구중"이라고 말했다.
공공재인 전화번호를 매매하는 행위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금지돼 있다. 지난 2012년 관련 고시가 개정되면서 정부는 매매된 번호를 회수할 수 있다.
그러나 절차상으로 기존 명의자와 신규 명의자가 함께 이동통신 매장을 방문, 본인 확인만 거치면 명의변경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불법 거래를 적발할 수 없었다. 실제로 지금까지 불법매매 정황을 확인해 회수 명령이 내려진 적은 단 한건도 없었다.
명의변경이 원천적으로 차단되면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 예컨대 영업직에 종사하는 회사 직원이 법인 명의로 사용하던 번호를 이직으로 인해 개인명의로 변경할 경우 피해를 볼 수 있다.
또 '2424(이삿짐센터)' 같이 특정 의미를 담고 있는 경우 사업을 양도할 때 번호도 함께 넘기는 경우도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명의변경 사례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따져보고 이에 대한 악용 소지가 있는지 없는지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며 "타당성이 있는 경우에는 허용할 수 있는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에 따르면 골드번호가 온라인 번호매매사이트를 통해 거래된 금액은 모두 26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거래가 이뤄졌는지 여부는 불분명하지만 이 사이트에는 하나에 최대 5억원을 호가하는 번호도 있다.
한편 미래부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지난 7일까지 번호매매사이트에 등록된 번호를 삭제하라고 이용자들에게 공지했다. 삭제되지 않은 번호는 이용자가 번호를 사용할 의사가 없다고 보고 회수한다는 방침이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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