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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30년 이웃집 웬수, 엘씨와 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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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MBC 홈으로 OB가 이사오면서 한지붕 두가족
처음엔 라이벌 의식 없었지만, 2000년대 두산의 약진으로 구도 형성

[라이벌]30년 이웃집 웬수, 엘씨와 두씨 LG-두산 단체 [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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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지난달 27일. 추석이었다. 잠실 라이벌전은 예상을 뒤엎었다. 두산이 내세운 최강 선발투수 유희관(29)은 2이닝을 넘기지 못하고 추풍낙엽이 됐다. 시즌 내내 하위권을 맴돈 LG지만 두산과의 마지막 경기만은 놓칠 수 없었다. 가을 타작하듯 14안타를 몰아쳤다.

▲잠실은 하나
'한 지붕 두 가족' 두산과 LG의 경기는 언제나 뜨겁다. 두산 대야베(대한민국 야구대표 두산 베어스)팬클럽 매니저인 ID 홍대베어(49)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 라이벌전으로 '5.7대첩'을 꼽았다. 2000년 5월 7일, 두산은 5-10으로 지고 있다가 9회말 2아웃 이후 극적인 역전승(11-10 승)을 일궈냈다.


그는 "LG는 함께 재미있는 야구를 할 수 있는, 꼭 있어야 할 상대다. 두산 팬들은 LG만큼은 꼭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상시에는 못가도 LG와이 경기에는 꼭 오는 팬들이 있다. 경기장에 들어서면 두세 배 이상의 열기가 느껴진다. 관중 숫자 등 서로 간에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기도 한다"고 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응원석에는 전운이 감돈다. 두산 한재권 응원단장(39)도 긴장하긴 마찬가지. 그는 "잠실 라이벌전은 대부분 매진이다. 그만큼 팬들도 기대하고 온다. 치어리더들과 함께 더 신나게 응원하게 되더라. 함께 잠실구장을 쓰는 특성상, 반대편 LG응원단 목소리가 신경 쓰일 때가 있다"고 했다. 경기가 끝나도 열기는 계속된다. 온라인상에서 서로를 '헬쥐' '곰탱이' 등으로 부르며 설전을 벌인다.


▲악연의 역사
LG와 두산의 악연(?)은 30년이 넘었다. 당시 팀명은 MBC, OB였다. 앙숙관계는 1986년 한 지붕을 쓰면서 시작됐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LG는 두산에 별다른 라이벌 의식이 없었다. 인기와 성적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0년부터 두산이 약진을 거듭하면서 점차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다. LG는 2002년 준우승 이후로 기나긴 암흑기에 빠지며 두산과의 상대 전적에서 밀렸다. 양 팀의 통산 전적(1982년~2014년 기준)은 두산이 310승 16무 283패로 다소 앞서 있지만, 언제나 엎치락뒤치락 명승부가 펼쳐진다. 올 시즌도 양 팀은 8승8패로 백중했다.


안경현 SBS 스포츠 해설위원(45)은 OB시절인 1992년부터 2008년까지 17년 간 두산에 몸담았다. 그는 어린이날이면 어김없이 열리는 라이벌전의 대표 히어로였다. 1999년 5월5일 9-9로 맞선 9회말 1사 후 끝내기 홈런을 날려 꼬마 팬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남았다. 안 위원은 "예전보다 라이벌전의 격렬함이 많이 퇴색된 듯해서 아쉽다. 선수시절 LG하고 만나면 긴장이 많이 됐다. 지기라도 하면 기분이 찜찜했다. 팬들도 경기가 끝나면 몸싸움을 벌이기 일쑤였다"고 회상했다.

[라이벌]30년 이웃집 웬수, 엘씨와 두씨 잠실야구장[사진=아시아경제 DB]



▲증오와 우정의 하모니, 벤치클리어링
LG와 두산의 첫 벤치클리어링은 2007년 5월 4일에 터졌다. 안경현(두산)과 봉중근(LG)의 주먹다짐으로 시작된 벤치클리어링은 잠실 더비매치 사상 가장 험악한 장면으로 꼽힌다. 안경현은 투수 봉중근이 던진 초구가 머리 쪽으로 향하자 곧장 마운드를 향해 달려들어 격렬한 몸의 대화(?)를 나눴다. 순식간에 양 팀 선수들이 마운드로 몰렸고, 심한 승강이를 벌였다. 심판진은 두 선수에게 즉각 퇴장 조치를 내렸다. 화끈한 밤을 보낸 만큼 안경현과 봉중근의 화해 과정도 시원시원했다. 다음날 열 살 어린 봉중근이 안경현에게 사과했고, 둘은 밝게 웃으며 카메라 앞에 섰다.


2011년 10월 2일에도 빈볼 시비가 있었다. 양 팀 모두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상태였다. 사건은 두산이 11-1 앞서던 7회말에 터졌다. LG 투수 유원상(29)의 공이 오재원(30)의 머리 뒤쪽으로 향했다. 화가 난 오재원이 유원상에게 다가서자 1루수 이택근(35)이 오재원의 멱살을 잡았다. 일촉즉발. 다행히 양측 모두 불상사는 없었지만, 팬들은 살벌한 벤치클리어링에 숨을 죽였다.


올해 7월 1일에도 LG 우규민(30)과 두산의 오재원이 말다툼을 했다. 3-3 동점이던 3회말 타석에 들어선 오재원은 우규민과 풀카운트 접전을 했다. 우규민의 7구째가 오재원의 머리와 어깨 사이로 날아들었다. 위협구라고 생각한 오재원은 1루로 걸어나가며 우규민에게 항의했고, 우규민도 물러서지 않았다. LG 포수 최경철(35)이 오재원을 밀치자 양팀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이 뛰쳐나갔다. 벤치클리어링은 불상사 없이 끝났고, 두산은 8-4로 역전승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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