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올레드 패널 출하량 부진…"목표치 달성 가능성 희박"vs"수율 높아질 것" 4분기 전망 엇갈려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TV업계가 하반기 올레드(OLEDㆍ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출하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이 주도하는 전체 TV 시장에서 신기술인 올레드의 하반기 약진 여부에 따라 내년 TV시장의 판도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30일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업계에서 유일하게 대형 올레드 패널을 양산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LGD)가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출하한 올레드 패널은 총 16만5000장으로, 올해 목표 출하량 60만장의 약 28%에 그쳤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1분기에 5만3000장를 출하했고, 2분기에는 그보다 7.5% 감소한 4만9000장으로 오히려 역성장을 기록했다. 지난 7~8월 두 달 동안 총 6만3000장을 출하해 9월을 포함한 3분기에는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목표치에는 크게 밑돌고 있다.
전체 TV 패널 시장에서 올레드가 차지한 시장점유율도 여전히 1% 미만에 머무르고 있다. LGD가 제조업체들의 올레드 참여를 권유하고 있고, LG전자 역시 올해를 '올레드 대중화 원년'으로 천명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였으나 시장 확대 속도는 여전히 더딘 상황이다.
이에 따라 남은 4분기를 포함한 연간 실적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전망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다수의 TV 제조업체들이 올레드 시장 참여를 주저하고 있어 남은 4분기 출하량을 합쳐도 당초 LGD 연간 목표량의 절반 수준인 30만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니왔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지난 2분기 올레드 패널 출하량이 시장 기대치의 40%에 그친 만큼, LGD가 올해 올레드 패널 목표 출하량을 달성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내년 목표치 대한 수정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대 경쟁자인 삼성전자는 대형 올레드 패널 기술이 아직 상용화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판단을 내리고 올레드를 '미성숙 기술'로 분류한 상태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얼마나 어포더블(affordableㆍ알맞은)한 가격에 주느냐가 중요하다"며 올레드 패널의 낮은 수율에 따른 높은 가격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TV 시장인 중국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하이센스도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레드는 낮은 수율과 신뢰성, 높은 원가 등 치명적인 약점이 존재한다"며 "올레드 TV 시장이 형성되려면 적어도 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올레드 패널을 생산하고 있는 LGD는 올 4분기부터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D 관계자는 "상반기 올레드 패널 출하량이 다소 적었던 것은 계절적 비수기 영향"이라며 "UHD(UltraHDㆍ초고화질) 올레드 패널 수율이 개선돼 4분기 출하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간 목표 출하량으로 내세웠던 60만장과 내년 목표량인 150만장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수정할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한편 OLED와 함께 차세대 프리미엄 TV 시장의 패권다툼을 벌이고 있는 UHD LCD 패널 출하량은 지난 2분기 약 930만대를 기록해 1분기에 비해 160%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최근 LCD 패널 생산에 따른 이익률이 급락세를 보여 오는 4분기에 '제로 퍼센트(0%) 마진'에 도달할 것이라는 IHS의 분석까지 나와 LCD 패널 업체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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