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열린 '장애인 독서 한마당 행사' 작가와의 만남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이 있다. 굉장히 타당해 보이지만 여러분에게는 사실 불평등한 말이다. 몸이 불편해도 정신은 불편하지 않다는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
조정래(72) 작가가 21일 오후 서울 반포동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장애인 독서 한마당 행사'에 참석해 독자와 만났다. 그는 "장애인에 대해 보통 사람들보다 조금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불편한 몸으로 일상생활을 한다는 자체만으로도 몸이 성한 사람들의 스승이다"고 했다. 조 작가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소설 '정글만리'의 낭독본을 만드는 등 장애인을 향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왔다.
그는 "저 옛날 2500여년 전에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이다'고 말했다"며 "500만에 가까운 장애인 역시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작가는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글쓰기'를 제시했다. 그는 "불행하고 괴로운 일을 당하면 그 감정을 고백하고 표현함으로써 해소하고싶은 욕구가 생긴다"며 "'글쓰기'는 하소연의 좋은 수단"이라고 했다.
조 작가는 '내 이야기를 나에게 하는 것'을 글쓰기라고 정의했다. 일대일로 스스로에게 고백하듯 쓴 것은 '일기'고, 남을 감동시키는 것은 '시'나 '소설' 같은 문학이라는 것이다. 그는 "여러분도 자신의 괴로움을 일기 쓰듯 쓰고, 그 수준이 높아지면 시인이나 소설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좋은 글쓰기 방법으로는 다독과 다상량, 다작을 강조했다. 조 작가는 "세상에서 좋다는 글들을 우선 많이 읽고, 읽은 시간 만큼 생각하는 거다. 그 다음에 많이 쓰라"고 조언했다. 이어 "시간의 배율은 4:4:2로 하라"며 "이는 수천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법칙"이라고 했다.
조 작가는 전남 승주군 선암사에서 출생했다. 동국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70년 소설 '누명'과 '선생님 기행'으로 등단했다. 주로 일제강점기나 한국전쟁 및 분단을 배경으로 상처받은 민중의 삶을 그려냈다. 대표작으로 '태백산맥'과 '아리랑'이 있다. '태백산맥'은 한국 소설의 역사에 길이 남을 유산으로 꼽힌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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