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별 최대 6113배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연구자에 대한 보상금이 최대 6113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2015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총 611억3000만 원을, 세계김치연구소는 1000만 원을 보상금으로 지급했다. 연구기관 간 부익부빈익빈이 심각한데 같은 연구기관 내에서 직원 간 격차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문병호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로부터 받은 '2011~2015 미래부 소관 출연연구원 연구자 보상금 현황'을 보면 최근 5년 동안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총 611억3000만 원의 기술료를 연구원들에게 성과보상금으로 지급했다. 반면, 세계김치연구소는 1000만 원의 성과보상금을 연구원들에게 지급해 최근 5년간 두 기관 간의 연구자보상금 규모는 6113배 격차를 나타냈다.
같은 출연연 안에서도 기술료 보상금 분배액은 큰 차이가 있었다. ETRI에서는 2011~2015년 간 총 611억3000만 원을 9762명의 연구원에게 기술료 성과보상금으로 배분했다. 전체 보상금 수령 연구원 중 8522명(87.3%)이 1000만 원 미만의 보상금을 받았다. 이들의 보상총액은 총 466억4000만 원으로 평균 보상금은 547만3000원원이었다.
반면 ETRI 연구원 중 45명(0.5%)은 1억 원 이상의 보상금을 받았다. 최근 5년간 이들 45명이 받은 기술료 보상금은 총 145억(144.9억원, 평균3.2억원)으로 ETRI의 5개년 전체 기술료 611억3000만 원의 23.7%에 해당한다.
문 의원은 "열심히 연구한 연구자들이 금전으로 보상을 받는 것은 필요한데 지나친 보상금 격차는 위화감을 조성해 대다수 연구자들의 연구의욕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국가과학기술연구회와 미래부는 실태조사를 통해 현행 기술료 배분의 양극화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많은 연구자들이 연구개발 기술의 독창성 보다 연구프로젝트 참여여부에 따라 기술료수입이 결정된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연구원들 사이에 특정 연구자가 개발한 기술이나 상품은 정부와 기업체가 제시한 규격에 따라 개발했기 때문에 모방 응용기술에 가까운데도 독창기술처럼 큰 기술료를 대가로 배분받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원은 "거액의 기술료를 받은 연구원 중 호화생활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나머지 90% 연구원들이 느끼는 위화감도 상당하다"며 "정부는 연구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한 제도가 오히려 대다수 연구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현실을 직시하고 조속히 기술료 배분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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