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제2의 가계부채'로 불리는 자영업 대출잔액이 올들어서 20조4000억원이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29조7000억원으로 작년 말과 비교해 20조4000억원 증가했다. 올해 1∼8월 기간 늘어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액(45조3000억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다.
더불어 역대 개인사업자 대출액이 가장 많이 늘었던 2007년의 연간 증가액 19조8000억원 기록을 불과 8개월의 기간에 갈아치웠다. 특히 7월 한 달간 늘어난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액은 3조7000억원으로, 2005년 관련 통계 편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명목상으로는 중소기업 대출로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가계부채와 경계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지난 2013년 10월 낸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자영업자 소득이 경기 부진으로 감소하면 채무부담 능력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며 자영업자 대출의 위험을 경고하기도 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개인사업자 대출이 역대 최대폭으로 늘었다는 것은 개인사업자들의 사업 여건이 그만큼 어려운 상황임을 나타낸다"며 "한편으로는 이들의 대출이 숨겨진 가계부채의 성격도 가진다는 점에서 '이중의 위험성'을 가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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