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금통위 회의장 스케치 "무겁지도 않지만 가볍지 않은 분위기"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금통위원들이 2분의 '시차'를 두고 입장했다. 8시56분 하성근 금통위원이 정순원 위원과 함께 들어왔다. 두 위원은 앉자마자 자료를 들여다보고 이야기도 나눴다. 2분이 지났다. 8시58분 함준호 위원과 정해방 위원, 문우식 위원, 장병화 부총재가 회의장에 모습을 비췄다. 뒤이어 총재가 들어왔다.
11일 한국은행 본관 15층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장 분위기는 오묘했다. 줄곧 8시57~58분 사이 나란히 입장하던 금통위원들이 이번달엔 시간차를 두고 회의장에 얼굴을 내비친 것이다. 이주열 총재의 표정도 전달처럼 밝진 않았다.
대체로 '비둘기파'들은 여유로왔고, '매파'들은 무거웠다.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하성근 위원은 옆자리에 앉은 정순원 위원에게 말을 걸었다. 자료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물어봤고 정순원위원이 대답했다. 정해방 위원은 손바닥을 비비면서 시선을 좌우로 옮겼다. 함준호 위원, 문우식 위원은 굳은 표정으로 자료만 들춰봤다.
8시59분 이주열 총재가 등장했다. 책상 위에 손을 올리고 깎지를 끼고 자료를 한페이지씩 넘겨봤다. 총재의 표정만보고 금리결정을 내다보는 추측성 기사가 많다는 여론 탓인지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려는 느낌이 강했다. "1분 후 촬영을 마치겠습니다"는 한은직원의 안내목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취재진을 향해 미소를 지어보였다.
9월 금통위는 미국 금리결정에 대한 불확실성과, 한달밖에 되지 않은 추경 편성, 가계부채, 원화 약세 등을 근거로 금리동결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95.7%(전월 98.2%)가 9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1.50%)를 동결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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