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이 취임 후 사들인 해외 부동산을 잇달아 팔고 있다.
9일 현대증권에 따르면 윤 사장은 지난달 27일 일본 이온 쇼핑몰 매각에 이어 요츠야 빌딩을 매각기로 결정했다. 요츠야 빌딩은 도쿄에 위치한 9층 규모 빌딩(연면적 6612㎡)으로 일본 외무성 산하 국제교류기구가 지난해 4월부터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현지 투자자와 외국계 부동산투자회사를 통해 이 빌딩을 연내에 매각할 계획이다. 회사 측이 추정하는 매각차익은 80억~90억원.
윤 사장은 취임 후 해외 부동산 투자에 역점을 뒀다. 이번에 215억원의 매각 차익을 올린 이온그룹 쇼핑몰 매입을 시작으로 영국 런던 중심지 패딩턴지역 명품 의류업체 마크스앤드스펜서 본사 건물인 워터사이드를 3411억원에 사들였다. 지난해에도 일본 도쿄 요츠야 빌딩과 미국 워싱턴 DC 빌딩을 각각 660억원과 3600억원에 매입했다. 이어 지난 1월 독일 베를린, 하이델베르크, 자르브뤼켄 등의 DHL 물류창고 3곳을 460억원에 샀다.
윤 사장은 영국, 미국, 독일 등의 해외 부동산을 매각 리스트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일본처럼 상황이 좋다면 런던ㆍ독일ㆍ워싱턴 등에 있는 부동산 매각도 검토할 수 있다"며 "해외 부동산의 경우 매각 절차가 3~5개월이 걸리는 만큼 당장 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윤 사장이 매입한 지 3년이 채 안 된 부동산들을 서둘러 파는 것에 대해 본인이 밀어붙인 해외 부동산 사업을 정리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증권 고위 관계자는 "해외부동산 투자 당시 임직원들과 시장의 우려가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투자한 부동산들이 모두 올랐다"며 "윤 사장의 판단이 맞은 것으로 판명난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격이 많이 올라서 차익실현에 나선 거지, 본인의 거취 때문에 서둘러 매각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현대증권의 새로운 주인이 될 일본 오릭스가 부동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매각을 결정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릭스가 '부동산 리스크가 크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면서 "막대한 차익과 함께 오릭스의 우려까지 해소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매각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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