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HBM 창조…성공할 것이라 믿어"
"한국은 성급한 것이 장점…매우 빠르게 일해"
"한국산 HBM 매우 중요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이 처음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만들었다면서 성공을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산 HBM이 매우 중요하며 서둘러 최신 HBM을 공급받고 싶다는 의중도 밝혔다.
황 CEO는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 중 삼성의 HBM에 대한 질문에 대해 "삼성의 HBM을 테스트 중이다. 삼성은 의심의 여지 없이 HBM에 성공할 것이다. 마치 (화요일인 오늘) 내일이 수요일이라고 믿는 것과 같다"며 강한 믿음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삼성은 엔비디아가 사용한 HBM을 처음 만들었다"고 부연도 했다.
이번 언급은 황 CEO가 삼성이 엔비디아에 최신 HBM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지만, 여전히 테스트가 진행 중이라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마치지 못해 최신형 그래픽처리장치(GPU)용 HBM을 납품하지 못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테스트가 끝나야 삼성의 반도체 매출도 본격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최신 GPU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HBM을 공급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도 엔비디아의 HBM 공급을 위해 경쟁 중이다.
황 CEO는 한국이 공급하는 HBM에도 전폭적인 신뢰를 나타냈다. 전날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5 기조연설에서 선보인 최신 소비자용 RTX 50 시리즈 GPU에 마이크론의 메모리가 사용된다고 언급한 것과는 다른 언급이다.
그는 "한국은 매우 급한(great impatient) 편인데, 이건 좋은 점이다. 새로운 설계를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한국은 그걸 해낼 수 있고 매우 빠르게 일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다. 나는 그들이 성공할 것이라 매우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언급은 한국을 통해 조기에 최신 HBM을 공급받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 인공지능(AI) 서밋에서 황 CEO가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를 6개월 먼저 공급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황은 이번에도 한국이 급하다는 표현을 통해 조기에 HBM4를 공급받기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HBM4가 있어야 데이터 병목 현상을 해소한 GPU를 생산할 수 있다.
황 CEO는 한국산 HBM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SK와 삼성은 뛰어난 기업들이며 탁월한 메모리 제조사다. 그들이 계속해서 성공할 것이라 기대한다. 어제 (기조연설에서) 보여줬지만, 그레이스 슈퍼칩과 블랙웰에 얼마나 많은 HBM 메모리가 들어가는지 보았을 것이다. HBM 메모리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힘주어 말했다. 황은 하루 전 기조연설에서 초대형 방패 모양의 블랙웰 칩 구조를 공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