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경기도 양평군 대평리 고분군 2호분이 6세기 후반에서 7세기 전반 중부 지역 최상위 계층의 신라 굴식돌방무덤으로 확인됐다. 굴식돌방무덤이란 돌을 쌓아 묘를 만들어 시신을 넣고, 한쪽 벽 또는 그 벽의 일부에 외부로 통하는 출입구를 만든 뒤 흙으로 덮은 무덤을 뜻한다.
(재)중부고고학연구소는 최근 대평리 고분군 2호분을 조사하면서, 이 고분이 봉분 지름 19.2m, 높이 4.7m에 이르는 원형의 봉토분(흙을 둥글게 쌓아 올려 만든 무덤)으로, 가로·세로 2.9m, 높이 3.3m 규모의 사각형 돌방의 남쪽 중앙에 무덤길을 갖춘 굴식돌방무덤으로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돌방과 무덤길에는 회칠이 돼 있으며, 고분 전면과 측면 일부에 석축 시설도 조성됐다.
고분의 돌방 입구에서는 잘 다듬어진 2매의 문비석(門扉石, 문짝으로 사용하게 만든 돌)과 함께 문지방석이 확인됐다. 이는 경주 지역의 최고급 고분에서 확인되는 문 구조이다. 무덤이 이미 도굴된 관계로, 이번 조사에서는 철로 만든 관 고리와 관 못만이 다수 출토됐는데, 이 시기에 관을 사용한 사례는 신라 금귀걸이가 출토된 경주 부부총(夫婦塚)을 제외하면 신라 권역에서는 발견된 예가 드물다.
연구소는 "고분의 규모와 구조, 출토 유물 등으로 미루어 보아, 양평 대평리 2호분은 6세기 후반에서 7세기 전반에 조성된 중부 지역 최고 수준의 삼국 시대 굴식돌방무덤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발굴조사 성과는 9일 오후 2시 대평리 산23-1 발굴현장에서 일반에 공개한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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