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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요구에 연쇄파업까지…秋鬪에 경제 멍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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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김혜민 기자] "파업기간 월급손실분 150만원을 성과급으로 보전해 달라는 요구를 어떻게 들어주겠습니까."


전날 직장폐쇄를 단행한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7일 직장폐쇄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면서 노조의 무리한 요구에 대해 이같이 토로했다.

도 넘은 요구에 연쇄파업까지…秋鬪에 경제 멍든다 ▲지난 여름, 민주노총의 파업결의 모습<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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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부터 계속된 전면파업으로 이날 현재 광주ㆍ곡성ㆍ평택공장 평균 가동률은 20%대로 추락했다. 3000여명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사측은 광주공장에 400명, 곡성공장에 250명의 대체 인력을 투입했지만 최소 가동률만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회사 매출 손실은 이날 현재 980억원에 이른다.

노조는 그러나 기존 요구안과 별개로 파업에 따른 임금손실분 150만원을 성과급으로 내놓으라고 주장했다. 파업기간 무노동무임금이 적용되면서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의 임금지급은 중단된다. 1인당 평균 300여만원의 보수가 줄어든다. 직장폐쇄기간이 길어질수록 임금손실분은 더 커진다.


회사 측은 "워크아웃 졸업 직후에 임금을 25.6%나 올렸는데 동종업계 최고 수준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면서 "회사가 파업으로 하루 50억원 이상 손실이 나는데 파업기간 임금손실분을 성과급으로 내놓으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최근 추계투쟁은 불황, 회사의 어려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임금을 받는 강성ㆍ귀족 노조에서 빈번하다. 노조의 요구가 도를 넘고 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해양플랜트 부실로 지난해에만 3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낸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미 두 차례 부분 파업을 진행했다. 사측이 '고통분담'을 요구하며 임금동결을 요구하자 노조는 "경영실패로 발생한 손실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회사가 보유한 현대자동차 지분 등의 자산을 매각해서라도 임금을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오는 9~17일까지 파업도 예고한 상태다. 추석연휴와 대체휴일(18~21일)을 감안하면 근무일의 3분의 1을 파업으로 보내겠다는 것이다.


같은 그룹사인 현대미포조선 노조도 19년 만에 파업을 앞두고 있다. 노조는 이날부터 오는 11일까지 조합원 3000여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벌인다. 노조는 올해 임금 12만원가량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 측은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주도하는 조선업종 노조연대는 9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각자 사업장에서 공동 파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최대 사업장인 현대차 노조의 요구안은 더욱 기막히다. 요구안에는 임금 15만9900원(금속노조 공동요구안) 인상,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포함한 완전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등이 포함돼 있다. 국내공장 신ㆍ증설 검토, 해외공장 생산량 노사 합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경우 불요불급한 자산 매각, 정년 최대 65세까지 연장 등도 포함돼 있다. 통상임금ㆍ임금체계 개선위원회라는 또 다른 노사 협상기구에서 진행하고 있는 통상임금 해법 찾기도 난제다. 노조는 오는 9일 전체 조합원 4만8000여명을 대상으로 파업 돌입 여부를 묻는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올해 파업하면 2012년부터 4년 연속 파업이다.


이처럼 대기업 노조들이 한꺼번에 투쟁을 외치는 데 대한 안팎의 우려가 적지 않다. 노조들의 연쇄파업 움직임에 지역경제계와 협력업체들이 안타까움과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내부의 자성론도 나온다. 현대중공업 한 노조원은 "수주도 제대로 안 되고 그나마 해도 똥값으로밖에 수주 못하는 게 현실"이라면서 "회사 이익이 안 나는데 매년 임금협상 때마다 무리한 요구해서 뭐 하냐"고 비판했다. 이어 "회사에 근무할 날이 더 많아서 지금 당장 돈 더 받는 것보다 앞으로 회사가 잘돼서 나중에 더 많이 받는 걸 원한다"고 말했다.


여론도 돌아서고 있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금호타이어 노조에 대해 "미국 자동차의 메카였던 디트로이트시를 반면교사로 삼아라! 한때 유령도시로…. 회사가 있고 사원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노조 측 파업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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