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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풀이 화학]무섭기만 한 '염산?'…이런 곳에도 쓰일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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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최근 헤어진 내연녀에 염산테러를 저지른 40대 남성이 경찰에 입건된 사건이 있었다. 이 남성은 내연녀가 자신에게 빌린 돈을 갚지 않고 다른 남자와 만나자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염산테러를 당한 여성은 얼굴과 가슴에 큰 화상을 입고 현재 화상전문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화학물질이지만 오히려 사회부 사건사고 뉴스에서 더 많이 접하게 되는 염산. 도대체 어떤 물질일까.


염산은 자극적인 신 냄새를 풍기는 강한 산성(pH 1)의 무색 액체다. 소금과 황산 반응에서 처음 발견됐다. 과거 각종 금속이나 물질들을 녹여 금을 만들겠다던 연금술사들이 주목했지만, 산업혁명 이후에는 공업용 수요가 늘면서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무기화학물 중 하나로 꼽힌다. 농도가 짙은 염산은 증기를 발생하는데 이 증기는 눈, 피부, 호흡기 등을 손상시키며 과망간산칼륨 등과 접촉하면 유독가스를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각종 공업에 이용될 경우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키게 돼있다.

주로 '테러'사건에서 접했던 물질이라 일반인들에게는 '무서운 물질'로만 알려져 있지만 실은 각종 공업에서 빠질 수 없는 유용한 물질이다.


우선 살균능력을 가지고 있어 상수, 폐수를 처리할 때 쓰인다. 상수처리 과정에서 염소를 주입하면 염산과 하이포 형태로 바뀌게 되어 살균능력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화학공정의 부산물로 염기성의 폐수가 생겼을 때에도 황산 또는 염산으로 알칼리성 물을 중화시키는 역할도 한다.


종이를 표백할 때도 염산이 사용된다. 식물에서 섬유소 섬유만을 추출해 만들 펄프를 화학처리하는 과정에서 목재 성분인 '리그닌'이나 '헤미셀룰로스'는 화학약품과 반응시 색깔을 띠게 되는데, 이때 염산 등을 넣어 산화반응을 일으켜 표백을 한다. 단, 표백 시 종이에 산 성분이 남아있어 나중에 부식 위험이 있는데 이 경우에는 중성약품을 사용해 종이를 더욱 오래 보존할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 또한 염산은 금속을 녹일 수 있을 정도로 강하기 때문에 금속도금이나 산화철 등의 녹을 제거하는 데에도 쓰인다.


화학업체에서는 염화비닐, PVC 등 유기화합물을 만들 때 염산을 사용한다. 뿐만 아니라 식품첨가물 제조에도 쓰인다. 아미노산은 음식의 감칠맛을 내는 데, 이를 만들 때 염산이 사용된다. 염산을 이용해 아미노산을 생산하면 효소를 이용해 아미노산을 만들 때보다 공정이 간단하고 시간이 적게 걸리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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