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두 돌을 앞둔 아들이 요새 자동차에 푹 빠졌다. "빵빵"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모든 자동차마다 손가락을 가리킨다. 그때마다 자동차 색깔만 흰색, 검은색, 주황색이라고만 알려주고 있는데 어느 날은 장난감 타요 버스를 가지고 와서는 바퀴 4개를 콕콕 짚어가며 묻는다.
"이가?(이거는?)" "검은색이야"
"이가?(이거는?)" "그것도 검은색이네"
"이가?(이거는?)"
"............자동차 바퀴는 다 검은색이야"
더 다양한 색을 알려주면 좋으련만 왜 자동차 타이어는 죄다 검은색일까. 여기에는 비밀이 숨어있다고 한다.
세계 타이어코드 시장 점유율 1위인 효성에 따르면 타이어의 검은색과 강도는 비례한다.
타이어는 천연고무와 합성고무가 주원료이지만 고무의 결점을 보완하고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 다양한 화학 첨가물들이 투입된다. 다양한 첨가물 중에 꼭 필요한 물질이 바로 석유 정제 후에 나오는 검은 분말인 '카본 블랙'이다.
카본 블랙은 고무분자와 결합해서 내열성, 내마모성, 강성, 내노화성 등을 증대 시켜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색이 이름 그대로 순수한 검은색을 띤다.
검정 잉크 등의 흑색 안료로 사용될 정도로 진한 카본 블랙의 검은색은 타이어의 색깔도 검은색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색이 있는 컬러 타이어는 절대 만들 수 없는 것일까.
효성 관계자는 "백색충전제와 신소재인 실리카를 이용해서 컬러타이어나 백색타이어도 만들 수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백색 충전 물질은 카본 블랙에 비해 결합력이 떨어지고 마모가 빠르다"고 설명했다.
컬러타이어는 신소재인 실리카를 사용해 만들 수 있는데, 실리카는 내구성은 뛰어나지만 합성 고무와 접목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제조공정을 거쳐야한다. 그만큼 단가도 비싸지게 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대부분의 타이어는 까맣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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