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사측과의 임금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4일 두 번째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 조선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 노조 역시 임협 갈등으로 파업 채비에 나섰다. 사상 최악의 경영 적자에 노사 갈등도 격화되는 양상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오전 8시부터 4시간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파업 직후 울산 본사 노조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었고 집회 후 회사 인사부 건물에서 도장관, 정문 사거리, 플랜트 사업부를 돌아오는 3㎞ 구간을 행진했다.
이번 파업은 지난달 26일에 이은 두번째 부분 파업이다. 노조는 올 임협에서 회사가 기본급 동결안을 제시한 후 추가안을 제시하지 않자 부분파업을 결의했다. 노조는 회사가 기본급 인상 등 추가 제안을 하지 않을 경우 파업을 멈추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9일에도 조선업종 노조연대(조선노연) 소속 국내 다른 조선사 노조와 함께 오후 4시간 파업에 들어간다. 17일에는 7시간 파업을 벌인 뒤 조선노연 소속 9개사 조합원들과 울산 태화강 둔치에서 집회를 열기로 했다. 10~16일 동안에는 조선노연과 별개로 사내 13개 사업부를 4개씩 나눠 4차례 부분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에 이어 같은 그룹사인 현대미포조선 노조도 파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현대미포 노조는 오는 7일 오전 6시30분부터 11일 오후6시30분까지 전체 조합원 3000여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현대미포 노조가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하는 것은 2004년 이후 11년 만이다. 노조는 지난해까지 18년 연속 무파업을 기록해 실제 파업에 들어갈 경우 19년 만에 파업을 하게 되는 것이다.
현대미포 노조는 올해 임금 12만6276원 인상(기본급 대비 6.67%, 통상급 대비 3.51%), 성과연봉제 폐지, 직무환경수당 100%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역시 임금 12만7560원 인상, 직무환경수당 100% 인상, 성과연봉제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어 기본급 동결을 제시한 사측과 괴리가 크다.
정병모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은 "추석 연휴 전에 임협을 타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경영진의 부실 경영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것을 거부하며 회사는 성실한 태도로 교섭에 나서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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