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서울시가 매입한 공기업 이전 부지의 매입 가격에 비해 현재 가치가 평균 2배가량 높아졌다고 3일 밝혔다. 서울시가 매각을 추진 중인 삼성동 서울의료원 부지는 더 큰 가치 상승이 기대되므로 팔지 말고 공영개발이나 장기임대 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실련에 따르면 서울시는 2003년부터 질병관리본부, 한국정보화진흥원, 미군기지,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석유비축기지, 북부지청 등 관내 공기업 이전부지 10여 곳을 매입했다.
매입한지 10년이 지난 질병관리본부 부지는 2300억원에서 6445억원으로 2.8배, 5년이 경과하지 않은 나머지 부지는 1.4~1.8배 땅값이 올랐다는 것이다. 현재 시세는 해당 부지와 용도가 같은 주변 아파트의 시세에서 건축비를 제외한 토지 가격을 산출해 분석했다.
경실련은 "이들 부지는 매입 이후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주변부 개발과 지가 상승으로 수천억원의 이득을 거뒀다. 매각을 해 수입이 잡힌 것은 아니지만 서울시는 12년 만에 180%, 연 15%의 초고수익을 거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민재산이 그만큼 상승했다고 볼 수 있는데 서울의료원 부지도 막대한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실련은 "서울의료원과 맞닿아 있으며 2011년 삼성생명에 매각된 한국감정원 부지의 경우 매각 당시 가격 2328억 원보다 500억 상승했고, 서울시가 계획하고 있는 준주거지역으로 용도가 바뀌면 1000억원이 상승한 셈"이라고 했다.
서울의료원 부지의 가치 상승은 훨씬 더 클 것이란 예상이다. 삼성동이 교통의 최요지로 자리잡을 것이며 인근의 옛 한국전력 부지 개발과 잠실운동장 재개발 계획 등이 추진되면 따로 개발하지 않더라도 가치가 훨씬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경실련은 서울의료원 부지의 장기임대 방식 개발을 요구하고 있다. 경실련은 "한국무역협회는 잠실운동장 남측 부지에 장기임대 방식의 제2코엑스 건립을 제안했고 서울시와 중앙정부 모두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민간이 제안했다는 것은 장기임대 방식으로도 사업성이 충분하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2코엑스가 건립되면 연면적 15만㎡ 규모의 전시·컨벤션 시설과 호텔, 쇼핑몰이 들어서게 되며 한전 부지 현대차그룹의 통합 사옥에도 전시·컨벤션 시설이 생길 예정인데 서울의료원 부지의 3000㎡ 이상 전시장, 1500㎡ 이상 회의장 등이 제 기능을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서울의료원 부지 매각 공고를 냈으나 유효 입찰자가 없어 유찰됐으며 재매각 공고를 준비하고 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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