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정비업체 직원 사망사고 관련 대책 내놔..."중·장기적으로는 안전업무 직영·자회사 수행 검토"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최근 서울지하철 강남역(2호선·신분당선) 승강장안전문에서 발생한 인명사고와 관련해 서울메트로가 승강장 안전문 관제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보수 업체 관리·감독을 강화키로 했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안전업무를 직영·자회사에서 수행하는 방식을 검토키로 했다.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하는 안전강화 대책을 마련했다고 3일 밝혔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후7시25분께 강남역에서는 승강장안전문 장애물검지센서를 점검 중이던 유지보수 업체 직원 조모(28)씨가 스크린도어와 전동차 사이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규정 위반'이다. 사고 당시 유지보수업체는 2인1조로 수행해야 하는 점검 관련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고, 승강장 안전문의 선로 측 점검·보수 시 사전에 통보해야 하는 규정도 지키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메트로는 이같은 직접적인 원인 외에도 선로 측에서 정비할 수 밖에 없는 장애물검지센서의 시스템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서울메트로는 외주업무 관리·감독 강화, 관련 시스템 개선을 골자로 하는 안전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서울메트로는 역무원이 선로에서 발생하는 모든 작업에 대해 2인 이상이 조(組)를 이뤄 작업하는지 점검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즉시 작업을 중지시키도록 했다. 아울러 종합관제소에는 승강장안전문에 대한 모니터링·통제가 가능하도록 스크린도어 관제시스템도 구축된다.
외주업체 감독을 위해 '패널티' 제도도 신설된다. 규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안전수칙 준수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서울메트로는 법적 검토 등을 거쳐 외주업체와의 협약서에 이같은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선로 측에서 작업 할 수밖에 없어 위험에 노출됐던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시스템도 개선된다. 서울메트로는 장애물검지센서를 정비 할 때 승강장 쪽에서 작업 할 수 있도록 센서방식을 '레이저스캐너'로 개량한다. 서울메트로는 현재 406개소에 설치된 레이저 스캐너를 연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스크린도어 제어방식도 현행 센서에서 RF(Radio Frequency·무선 주파수를 방사하여 정보를 교환하는 통신 방법)로 개선, 스크린도어가 열린 상태에서 전동차가 출발하는 일이 없도록 한다.
이밖에도 서울메트로는 외주화가 안전관리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여론을 수용, 중·장기적으로는 안전업무를 직접 하거나 자회사에서 수행하는 방식을 검토하기로 했다.
서울메트로는 "있어서는 안 될 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이와 같은 사고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오늘 발표하는 재발방지 대책을 철저히 이행하여 안전한 지하철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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