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서울 여의도 63빌딩에 근무하는 한화그룹 직원들이 면세점 오픈을 위한 건물 리모델링 공사로 때아닌 '점심대란'을 겪고 있다. 지하 구내식당과 지상 일반식당 등의 자리에 면세점이 들어설 예정으로 이들 식당이 최근 리모델링 시작과 함께 모두 철거됐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오는 12월 오픈을 목표로 서울 여의도의 63빌딩 건물 일부를 리모델링중이다. 공사는 면세점이 들어설 63빌딩 지하 1층과 별관 1~3층으로 총 1만72㎡에 걸쳐 진행된다. 면세점 조성을 위한 초기 투자비용만 826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리모델링이다.
문제는 해당 층에 평소 한화그룹 직원들이 식사를 하던 구내식당(지하1층)과 일반식당(별관 1층)이 모두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내부 식당을 이용할 수 없게 된 직원들이 한꺼번에 몰린 인근 소규모 식당들은 혼란을 겪게 됐다. 63빌딩은 여의도 내에서도 다소 외진곳에 위치해 있어, 근처에 마땅한 대형식당이 전무(全無)한 상황이다.
그룹 측은 계열사 및 부서 별로 점심시간을 12시, 12시30분으로 구분하는 방안을 내놨지만 여전히 식사하기는 녹록치 않다. 한화 측은 오는 12월 면세점 오픈과 함께 새로운 구내식당도 마련할 계획이지만, 향후 4개월간은 점심시간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그간 아침 및 점심식사를 구내식당에서 해결하던 상당수 직원들이 몇달간 떠돌이 식사를 하게됐다"면서 "특히 외부 인사 등과 미팅이 많은 금융계열사 직원들은 여의도역까지 이동해야 해 난감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내년 초 면세점 오픈을 계획했지만, 오픈 시기를 연내로 앞당기라는 정부의 시책에 발맞추기 위해 리모델링을 서두르게 됐다.
빠듯한 오픈일정에 리모델링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함께 신규 사업자로 선정된 HDC신라면세점도 마찬가지다. 면세점이 들어설 현대아이파크몰은 전날인 지난달 31일을 끝으로 예상보다 일찍 문화관 입점업체의 영업을 종료했다. 다만 대부분의 입점업체들은 계약기간이 종료돼 매장 정리는 별다른 잡음없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선정 여부를 미리 알 수 없어 준비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선정된 지 5개월만에 대규모 사업장을 오픈해야 하는 처지"라면서 "특히 한화면세점의 경우 직원들이 사용하던 식당 등 영업장을 급하게 폐쇄해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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