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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놓고, 손 잡고' 울고 웃는 중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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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리그 중계 100억원 지불 JTBC3, 손흥민 이적에 "님은 갔습니다"
작년 467억원 프리미어리그 중계 SBS 스포츠는 SNS 통해 환영인사

'손 놓고, 손 잡고' 울고 웃는 중계사 손흥민[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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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중략) 아아, 님은 갔지만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손흥민(23)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하면서 유럽축구를 중계하는 방송채널 사이에 희비가 엇갈렸다. 프리미어리그를 중계하는 'SBS 스포츠'는 로또에 당첨된 것과 다름없고 독일 분데스리가를 중계하는 'JTBC3 폭스 스포츠'는 날벼락을 맞았다. 오죽했으면 JTBC3 폭스 스포츠가 손흥민의 이적 소식이 나온 뒤 공식 페이스북에 만해 한용운 스님의 시 '님의 침묵'을 올렸을까.


JTBC3 폭스 스포츠는 지난달 1일 개국한 종합스포츠채널로 올 시즌부터 분데스리가를 중계한다. 손흥민의 전 소속팀인 바이엘04 레버쿠젠을 포함, 매 라운드 다섯 경기씩 중계하기로 계약했다. 계약 당시 분데스리가에는 손흥민을 포함해 구자철(26·아우크스부르크), 박주호(28·도르트문트), 류승우(22·레버쿠젠), 지동원(24), 홍정호(26·이상 아우크스부르크), 김진수(23·호펜하임)까지 한국 선수 일곱 명이 있었다.

손흥민의 이적은 선수 한 명이 준다는 의미를 넘어 자칫 분데스리가 중계가 '앙꼬 없는 찐빵'이 될 가능성을 내포했다. 그는 지난 시즌 열일곱 골로 유럽에서 뛰는 한국 선수 중 최다득점을 올렸다. 반면 공격수인 구자철과 지동원, 류승우는 힘든 주전 경쟁을 하고 있고, 나머지는 수비수여서 주목을 받기 어렵다.


SBS 스포츠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성용(26·스완지시티), 이청용(27·크리스털 팰리스)에 이어 손흥민까지 축구대표팀 주축 선수들의 경기를 중계할 수 있게 됐다. SBS 스포츠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환영인사를 하고, 지난달 28일 손흥민의 이적이 확정되자 중계방송 화면 상단에 그의 잉글랜드 진출을 알리는 안내 문구를 띄웠다.


'손 놓고, 손 잡고' 울고 웃는 중계사 손흥민[사진=김현민 기자]


유럽축구 중계방송사가 스타플레이어의 이적에 희비가 엇갈리는 이유는 당연히 시청률 때문이다. 시청률이 높아야 비싼 중계권료를 상쇄할 수 있다. 영국 스포츠통계 전문 '스포르팅인텔리전스'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SBS 스포츠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를 독점 중계하면서 중계권료로 2560만 파운드(약 467억 원)를 지불했다. 태국(약 3739억 원), 싱가포르(약 3471억 원), 홍콩(약 2337억 원), 말레이시아(약 2337억 원), 인도·서아시아(약 1694억 원), 인도네시아(약 934억 원), 중국(584억 원)에 이어 아시아에서 여덟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세계로 전파를 타는 프리미어리그의 중계권료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지난 2월 영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카이스포츠', 통신 전문 업체 'BT'와 중계권 협상을 다시 해 2016-17시즌부터 3년 동안 총 51억3600만 파운드(약 9조3000억 원)를 받기로 했다. 연간 3조1000억 원에 달한다. 2012년에 비해 71%나 올랐다. 분데스리가는 프리미어리그의 4분의 1 수준인 매년 4억3700만 파운드(약 7941억 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치가 정확하다면 JTBC3 폭스 스포츠는 분데스리가를 독점 중계하면서 100억 원 안팎을 중계권료로 지불한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어리그의 높은 중계권료는 구단의 수입과 맞물려 뛰어난 선수를 영입하는 밑천으로 쓰인다. 손흥민이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이자 토트넘 통산 세 번째로 높은 이적료 2200만 파운드(약 401억 원·추정치)에 잉글랜드로 무대를 옮긴 동력도 여기서 나왔다. 독일 프로축구 중계권을 산 국내 방송사뿐 아니라 분데스리가의 고민도 여기서 출발한다. 칼 하인츠 루메니게 바이에른 뮌헨 회장(60)은 "프리미어리그가 좌우 측면과 중앙에서 모두 앞섰다. 분데스리가가 텅 비지 않도록 우리도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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