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위원]미국이 스텔스 전투기 F-35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해병대가 사용에 문제가 없다고 밝힌 가운데 다음달 중순 스텔스 성능을 갖춘 차세대 장거리 타격 폭격기(LRS-B) 개발 회사를 선정할 예정으로 있는 등 스텔스기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의 가상적인 중국과 소련은 이에 어떻게 대응할까? 스텔스 전투기와 스텔스 전투기를 잡는 드론 개발이 이들의 대응책이다. 중국은 J-31,러시아는 T-50 스텔스기를 개발하면서도 각각 스텔스 전투기를 잡는 드론 개발도 전력하고 있다. 창과 방패가 서로 우위를 주장하는 형국이다.
◆美 스텔스화 총력 =미국은 전투기와 폭격기의 스텔스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세계 유일 국가다. 이미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 187대를 실전배치한데 이어 육해공군이 사용할 스텔스 전투기 F-35 의 실전배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
미 해병대는 지난달 31일 차세대 전투기 F-35B의 실전배치를 발표했다. 애리조나주에 주둔하고 있는 해병 121전투공격편대에 배속된 10대의 F-35B 전투기가 초도작전능력(IOC)을 충족했다고 밝힌 것이다. F-35B는 F-35계열 전투기 중 해병대용으로 설계된 기종으로 단거리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기종이다. F-35A형은 공군용으로 스텔스 기능을 갖추고 긴 활주로에서 이착륙한다. F-35C는 항공모함 탑재 전투기다.
미 해병대는 지난달 17일 닷새간 벌인 작전준비검사(ORI)를 거쳐 이번 결정을 내렸다면서 앞으로 F-35B 전투기가 해병 전술항공 부문에서 AV-8B 해리어와 F/A-18 호넷 등을 대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F-35는 신속한 발진과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로 미 국방부가 3900억 달러(한화 약 420조 원)의 거액을 들여 2443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한국도 F-35A 40대를 대당 1200억원에 구입키로 했다. 지금까지 제작된 F-35 기종은 145대이며 88대가 생산 중이다.
기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F-35의 일반 제원은 길이 15.67 m, 너비 10.7 m,높이 4.33 m로 다소 뚱뚱한 체형을 가졌다. 연료와 무기를 싣지 않은 순수 자체 중량(공허중량)은 13.3t이며 무장 시 이륙중량은 22.47t, 최대 이륙중량은 31.8t에 이른다.
프랫 앤 휘트니사의 후방연소기를 갖춘 강력한 엔진 하나를 탑재해 최대 속도 마하 1.8(시속 시속 2000 km)을 낸다. 탑재하는 무장은 임무의 성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25 mm 기관포 1문, AIM-120 암람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AIM-9 사이드와인더 단거리 미사일, JDAM,SDB 등 폭탄, AGM-158 JASSM, 스톰 섀도 등 공대지 미사일 등이 있다.
2005년 실전배치된 F-22랩터는 유일한 5세대 전투기로 최강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랩터는 길이 18.92 m, 너비 13.56 m,높이 5.08 m로 F-35보다 훨씬 크다. 또한 무겁다. 공허 중량이 19.7t, 무장 중량 29.41t, 최대 이륙중량이 38t이다. 속도도 빠르다.최고속도는 마하 2.25이며 음속 1.82로 순항하는 수퍼크루즈 기능을 갖췄다. 작전반경도 무려 2960km나 된다.
임무에 따라 다양한 무장을 한다. 20 mm 기관포 1문은 기본이다. 공대공 임무의 경우 암람 6발, 사이더와인더 2발이다. 공대지임무일 경우 1000파운드 JDAM 2발 혹은 250파운드 8발이나 소구경폭탄(SDM), 암람 2발과 사이더와인더 2발을 탑재한다. 레이더 탐지거리가 최대 240km,레이더 경보기 수신범위가 463km나 된다.
미공군은 폭격기의 스텔화도 추진한다. 미공군은 20대의 스텔스 폭격기 B-2가 있지만 다음달 중순 차세대 LRS-B개발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스텔스 성능과 장거리 비행, 유무인 겸용 및 핵무기 탑재능력을 갖춘 차세대 폭격기를 개발할 계획이다. B-2는 1988년 초도 비행하고 1993년 실전배치됐는데 이미 도입 20년이 넘었다. 미공군은 가상 적국이 설치하고 있는 조밀한 미사일 방어망, 감지망을 뚫고 들어가 핵무기를 투하랄 스텔스 폭격기를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스텔스기 잡는 드론·레이더 개발하는 中·러=미국의 가상 적국 격인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이런 움직임을 그냥 보고 있지는 않다. 각각 스텔스기를 개발하면서도 스텔스기를 잡는 드론과 레이더 개발에도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각각 미국의 랩터에 필적할 전투기로 J-31 후잉과 T-50 파크파를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그러나 아직 실전배치는 멀었다. 미국에 비하면 가야할 길이 멀지만 미국을 따라잡고 있는 셈이다.
두 나라는 또 미국의 스텔스기 탐지,제거 능력을 갖춘 드론 개발에도 착수했다. 미국의 안보매체 '내셔널 인터레스트'과 과학전문매체 '파퓰러 사이언스' 등에 따르면, 중국은 고고도 무인 정찰기 '선잉( Divine Eagle,神鷹 )'을 개발 중이다.
인터넷에는 여러 가지 선잉 사진이 올라와 있으나 설계변경이 많이 이뤄지고 있어 정확한 제원은 알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대체로 이중동체에 X/UHF 로 밴드 레이더를 탑재해 F-35와 같은 스텔스기를 장거리에서 탐지해 낼 수 있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이런 주장이 맞다면 선잉은 미국의 B-2 폭격기나 DDG-1000구축함, 미사일과 함정을 중국 본토에 근접하기 전에 탐지, 요격할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 역시 스텔스기 탐지 드론을 개발 중이다. 항공 방산 전문매체 '플라이트 글로벌'에 따르면, 러시아 방산업체 KRET는 모스크바에서 열리고 있는 우주항공 전시회인 MAKS 에어쇼에 스텔스 드론 프로토 타입을 전시했다.
이 드론 역시 UHF와 엑스밴드 레이더를 사용해 스텔스기를 탐지하고 공대공 미사일로 요격하는 것을 어렵게 하는 전자전 시스템을 장착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 중국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5세대 전투기에 대한 미국의 대규모 투자를 무력화할 UHF와 VHF밴드로 작동하는 신형 레이더로 작동하는 지대공 방공망 구축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중국은 러시아에서 S-400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을 약 30억 달러(약 3조3000억 원) 에 도입할 계획이다. S-400은 S-300을 개량한 시스템으로 최대 사거리가 400㎞이며, 저고도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에서부터 전술탄도미사일, B-2·F-117 폭격기를 비롯해 5세대 전투기인 F-35 등 스텔스기도 탐지, 요격할 수 있다.
중국은 F-22를 탐지한 레이더를 개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JY-26 '스카이와치'는 탐지거리 500km 로 중국 매체들은 지난해 한반도 연안에 출격한 F-22를 탐지했다고 주장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추구하고 있는 시스템이 유효한 것으로 판명난다면 스텔스 기술에 의존하려는 미국의 전략은 근본부터 수정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물론 중국의 기술이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의 기술을 해킹한 것으로서 신뢰성이 떨어지며 러시아는 경제난과 서방의 제재 탓에 대규모 군현대화가 난관에 봉착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현재 중국과 러시아의 차세대 전투기 개발 움직임은 미국이 신경쓰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이에 따라 "스텔스는 멋있지만 스텔스 이상이 돼야 한다"는 미공군 전투사령부 사령관인 호크 칼라일 장군의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얻을 전망이다.
박희준 위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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