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중국 인터넷기업 텐센트가 캐나다의 스타트업 메신지 앱 '킥(Kik)'에 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알리바바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텐센트가 북미 메신저 시장 공략에 나서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킥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테드 리빙스턴은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메신저 앱인 위챗을 운영하는 텐센트는 북미에서 위챗과 같은 메신저들이 어떤 성과를 내는지 관심을 보였다며 텐센트의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텐센트의 투자는 순전히 재무적 차원이라며 합병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제조업체 블랙베리에서 인턴으로 일했던 리빙스턴은 2009년 킥을 설립했다. 그는 평소 킥을 서방의 위챗으로 키우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해왔다.
리빙스턴은 이번 텐센트 투자로 킥은 1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았다고 밝혔다. 킥의 몸값은 다른 메신저 앱들에 비하면 적은 것이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220억달러를 투자해 '왓츠앱'을 인수했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메시지 내용이 사라지는 '휘발성'을 무기로 인기를 끌고있는 미국의 메신저 앱 '스냅챗'은 지난 5월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160억달러의 몸값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킥이 최근 미국 10대들에게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만큼 향후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른 메신저 앱과 달리 킥은 회원 가입시 전화번호 등록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에 개인 전화번호 공유를 원치 않는 미국 10대들에게 킥은 최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미국 10대 중 40%는 킥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킥의 전체 이용자 수는 약 2억4000만명인데 이중 13~24세의 비중이 70%에 이른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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