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중국 증시 혼란을 바라보는 일본의 마음은 편치 않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발 경기둔화 여파로 살아나는 일본의 경기회복 불씨가 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30일 보도했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BOJ) 총재는 그동안 중국 문제에 대한 코멘트를 많이 하지 않았다. 하지만 구로다 총재는 지난 27일 규슈(九州) 구마모토현(熊本縣)에서 가진 연설을 통해 중국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중국 당국이 재정투입으로 성장률을 지지한다고 하더라도 소비가 살아나지 않으면 일본 및 아시아 국가들의 대중 수출은 살아나기 어렵다"면서 "중국 시장에 대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그는 지난 15일에도 "중국 경제의 안정성이 일본 경제에 중요하다"면서 "중국 증시를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 변수가 일본의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일본의 대중 무역 적자는 4118억엔을 기록했다. 중국에 대한 자동차 관련 수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0~15% 정도 감소했다. 중국 스마트폰 수요 침체에 따라 부품업체 화낙은 올해 실적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실적 하향 조정 소식에 이 회사의 주가도 최근 급락세다. 중국의 수요둔화가 일본 기업들의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신문은 특히 BOJ 간부의 말을 인용해 살아나던 국내 경기의 자신감이 대외 변수로 꺾였던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2000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 등이 그 예다.
물론 BOJ는 일본의 기대인플레이션이 개선되고 있고 물가 목표 달성에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고용과 소비가 여전히 불안한 상황에서 중국발 리스크를 사전에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신문은 이달 통화정책회의에서 구로다 총재가 증시 폭락을 막기 위한 중국 정부의 정책 개입을 지지하는 듯 한 모습을 보여 시장을 놀라게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다음달 통화정책회의에서 총재의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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