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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카페] 휘슬링락 vs 트리니티 "한국의 명코스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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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골프장' 안양 이어 '블루칩' 휘슬링락과 '비밀성지' 트리니티의 차세대 맞대결

[뉴스카페] 휘슬링락 vs 트리니티 "한국의 명코스 전쟁" 2013년 2차 리뉴얼 직후 안양 1번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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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휘슬링락 vs 트리니티'.

요즈음 '골퍼들의 버킷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뜨고 있는" 골프장들이다. 수려한 자연 경관에 세계 최고의 코스디자이너가 조성한 전략적인 코스, 플레이 도중에는 다른 팀을 만나기 어려울 정도의, 이른바 '대통령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아무나 갈 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 골퍼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전통의 명문 안양의 뒤를 이어 '황태자'에 오르기 위한 총성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다.


▲ 안양 "한국의 오거스타"= 명코스 이야기에 안양이 빠질 수 없다. 삼성그룹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이 1968년 조성했다. 나무 한 그루와 풀 한 포기, 돌 한 개에도 각별한 관심을 보여 "더 이상 아름다울 수 없다"는 극찬을 자아냈다. 실제 골프다이제스트가 지난해 1월 선정한 '세계 100대 골프장'에서 국내 최고인 40위에 올라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의 '황제골프장'에 등극했다.

'연회원제'라는 독특한 시스템부터 관심사다. 120명 안팎의 회원이 있고, 연회비는 5000만원 정도다. 그린피는 세금만 내는 수준이다. 20만원이 넘는 비회원 그린피에 비하면 엄청난 혜택이지만 연회비가 소멸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 큰 메리트는 아니다. 적자가 나면 오히려 회원들이 부담해야 한다. 수익성에 급급하지 않고 언제나 최고의 잔디 컨디션을 유지하는 이유다.


골퍼들에게는 그러나 '영원한 로망'이다. 회원권이 거래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의 오거스타내셔널과 비슷한 분위기다. 결국 회원의 초청을 받아야 플레이할 수 있다. 울창한 숲속을 걸어서 라운드하고, 캐디 2명이 완벽하게 보조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2013년 낡은 클럽하우스를 신축하는 등 무려 650원을 투자해 코스리뉴얼을 완성했지만 투자비 회수는 없다. 그저 '골프종가'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도도함이다.


코스리뉴얼은 두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이건희 회장 세대로 접어들면서 1997년 진행된 1차에서는 로버트 트렌스 존스 주니어가 난이도를 높여 남성적인 코스로 변신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80대 중반의 고수로 알려진 이 회장의 취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안양에 최고(Best)와 둥지(Nest)를 합성한 베네스트를 더해 안양베네스트란 이름을 명명했다.


2013년 2차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주도했다는 관측이다. 1년 4개월이나 휴장했지만 클럽하우스는 소박하게, 1, 5, 16, 18번홀 등 4개 홀 리뉴얼 역시 전장을 조정하는 수준에서 마무리해 예상보다 공사 규모는 크지 않았다. 화두는 '전천후코스'다. 18개 홀 그린 전체에 '서브에어시스템'을 적용해 혹서기에 그린을 보호하고, 장마철에는 배수와 건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47년의 역사성을 지키기 위해 골프장 명이 안양으로 돌아왔다.


[뉴스카페] 휘슬링락 vs 트리니티 "한국의 명코스 전쟁" 휘슬링락 템플코스 전경


▲ 휘슬링락 "대자연과의 교감"= 안양의 존재감에 자극을 받은 태광그룹이 2011년 개장한 '블루칩'이 휘슬링락골프장이다. 3년 만에 신설골프장 랭킹 1위에 오를 정도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강원도 춘천의 울창한 숲과 청정한 계류 등 천혜의 경관을 동력으로 삼았고, 골퍼의 오감을 만족시킨다는 '메스클루시버티' 서비스와 산지에서 직송한 '웰빙식 먹거리' 등 독창적인 문화를 창출했다.


메카누가 설계한 클럽하우스부터 뉴스다. 2013년 '한국색채대상'에서 "the Ball; another Whistling Rock"이라는 작품명으로 국내 최고의 건축물들이 독점했던 대상(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을 접수했다. 나무가 세로로 줄지어 도열한 외모가 이미 자연의 일부로 동화된 모습이다. 클럽하우스와 내부 인테리어, 코스, 독창적인 그늘집 등을 통해 '보는 즐거움'을 선물할 수 있다는 새 이정표를 세웠다.


테드 로빈슨 부자가 설계한 27홀 규모의 코스는 그늘집에서 모티브를 얻은 코쿤과 템플, 클라우드 등 각각의 9홀코스가 연결된다. 2.5km의 계류가 백미다. 암반 위로 떨어지는 7개의 폭포가 연결돼 코스 곳곳에서 웅장한 물소리가 울려 퍼진다. 코쿤은 시각적인 즐거움이 크고, 템플은 다이나믹하고, 클라우드는 이름 그대로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다.


최대 6개의 티잉그라운드는 기량에 맞춰 스스로 선택할 수 있고, 9분 간격의 넉넉한 티오프에 원웨이방식으로 진행된다. 마음이 끌리는대로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천천히 대자연을 탐험하는 여정을 만끽하라는 이야기다. 클럽하우스에 돌아오면 한식과 중식, 일식, 양식, 이태리식 등 다양한 전문 요리사들의 '웰빙식 먹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골프장내 텃밭에서 직접 유기농으로 생산한 채소들이 식탁에 오른다.


워터소믈리에와 티마스터, 와인소믈리에 등 마시는 물에서부터 주류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전문가가 배치돼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무려 4만병이 저장된 와인룸은 최고의 상태를 유지시켜주는 최첨단시설을 갖췄고, 소규모 행사를 위해 특수 제작한 와인셀러도 있다. 소프트웨어의 핵심은 '메스클루시버티' 서비스다. 회원의 취향까지 세부적으로 분류한 '1대1 맞춤서비스'가 1년내내 진행된다.


[뉴스카페] 휘슬링락 vs 트리니티 "한국의 명코스 전쟁" 트리니티 12번홀 코스 전경


▲ 트리니티 "비밀의 문"= 신세계그룹이 경기도 이천에 조성한 트리니티골프장은 여전히 베일에 쌓여 있다. 7년간 공들인 끝에 2012년 10월 조용히(?) 문을 열었지만 아직도 소문이 무성하다. 곧바로 회원모집을 하는 대신 국내 정, 재계인사 200명만을 엄선해 1년간 회원 대우를 해주는 독특한 마케팅기법이 화제가 됐다. 회원의 시각으로 이용해 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하라는 자신감이 출발점이다.


삼성그룹의 안양과 CJ그룹의 나인브릿지 등 '범 삼성家'의 골프장들의 자존심 경쟁으로도 화제가 됐다. 실제 "돈이 얼마가 들던지 최고의 코스를 만들라"는 오너의 주문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안양과 경기도 여주 해슬리나인브릿지에 이어 '서브에어시스템'을 구축했다는 대목도 우연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겨울철에도 그린이 얼지 않아 튀지 않는다.


고객감동서비스는 기본이다. 클럽하우스에 들어서면 편안하게 앉아 서명을 하고, 개인락카까지 백을 들고 안내해주는 '맨투맨 서비스'가 시작된다. 복잡한 프론트에 서서 티오프시간을 확인하는 여느 골프장과는 출발부터 다르다. 무엇보다 라운드 전 천연잔디로 꾸며진 야외 드라이빙레인지에서 몸을 풀 수 있다는 게 색다르다. 프로골퍼가 상주해 원포인트레슨을 해준다.


톰 파지오Ⅱ세가 심혈을 기울인 코스는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 전략적이면서도 다이내믹한 코스"가 모토다. 파72에 전장 7373야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회를 열어도 충분하다. 숲속에서 무아지경의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아웃코스 9개 홀과 워터해저드를 우회하며 그린으로 진군하는 인코스 9개 홀의 배합이 절묘하다. 페어웨이에도 벤트그라스를 식재했다.


주말에도 티오프 간격이 20분이라는 게 눈여겨 볼 대목이다. 그야말로 코스를 가슴에 품을 수 있다. 마지막 18번홀(파4)은 누구나 잊지 못하는 홀이다. IP지점 이후 8개의 벙커가 도열한 '가시밭길'을 넘어 그린으로 진군하는 난코스지만 홀아웃하면서 뒤돌아보면 8개의 벙커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 마술이 벌어진다. 클럽하우스로 돌아오는 길에서 시가 43억원짜리 토니 스미스의 조각품 '나이트(Night)'를 만날 수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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