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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아서 몰라서 안쓴 내돈, 모아놓고 보니 1조15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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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용 신용카드 포인트 1조1500억원, 국내 12개 카드사 기프트카드 낙전수입 256억원

귀찮아서 몰라서 안쓴 내돈, 모아놓고 보니 1조15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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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오빠, 내가 선물한 기프티콘 아직도 안 썼어? 유효기간 지났잖아. 몇 천원 아까운지를 몰라요. 제때 썼으면 원래 값 하는 건데 진짜 답답하다. 주는 사람 성의를 이렇게 무시하냐. 유효기간 연장하거나 진짜 안 쓸 거면 환불 요청을 하든가 해!" 김알뜰씨(여·29)

"커피 상품권 한번 못 썼다고 세상이 큰일 나니. 오빠가 너무 바빠서 신경을 못 썼어. 그냥 편하게 살자. 몇 백원 몇 천원 아껴서 뭐하려고 그러냐. 결국 인생은 로또야. 내가 커피 사줄게." 이흥청씨(남·32)


2년차 커플 김알뜰씨와 이흥청씨는 커피전문점을 방문했다 모바일 상품권으로 사소한 말다툼을 벌였다. 김씨가 선물한 모바일 상품권 유효기간이 지나 이씨가 이날 쓰지 못하고 신용카드로 결제를 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조금만 신경 쓰면 돈을 아낄 수 있는데 매번 대충대충 넘기는 이씨가 답답하다. 이씨는 몇천원짜리 상품권에 벌벌 떠는 김씨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신용카드 포인트 미사용액 1조1493억원


모바일 상품권은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주고 받을 수 있는 일종의 상품권으로 상품권을 바우처 형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해당 매장에 자신이 소지한 상품권을 보여주면 상품을 받는다. 그러나 이씨처럼 상품권을 제때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모바일 상품권 미이용 잔액은 연간 100억원을 웃돈다. 이씨는 "유효기간이 두, 세달로 상대적으로 짧아 가끔 받았다는 사실을 까먹게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점이 제기되자 카카오톡을 통해 모바일 상품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다음카카오는 유효기간 연장 및 환불 신청을 간소화했다. 유효기간은 상품을 구매하거나 받은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2회 연장할 수 있다. 환불할 경우 유효기간이 만료된 이후에는 신청을 하면 결제금액의 90%를 받을 수 있다. 환불 계좌를 통해 바로 영업일 기준 1~3일내 입금된다. 만약 오랜 기간 동안 환불을 받지 않으면 결제 금액의 90%가 카카오포인트로 지급된다.


"고객님,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아이스 카페라떼 한 잔하시면 8500원입니다. 적립되는 포인트 카드 있으세요? 아니면 신용카드 포인트 있으신데 쓰시겠어요? 오늘 쓰시면 포인트 차감된 만큼 할인 받을 수 있습니다."


"아니요. 됐어요. 그냥 주세요."


이씨의 마지막 멘트는 김씨를 또 다시 화나게 했다. 3년차 직장인 김씨와 이씨 모두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신용카드를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 최근 김씨는 일정 금액 이상을 쓰면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캐시백 혜택이 있는 체크카드로 바꿨지만 이씨는 여전히 입사 초기 발급 받았던 연회비 1만5000원짜리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포인트를 사용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이씨는 자신의 카드에 포인트가 적립되고 있는지 조차도 몰랐다.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카드사와 은행카드(겸업) 등 업계의 적립 포인트는 총 8조8125억원이었다. 이 중 사용된 포인트는 7조6632억원에 그쳤다. 1조1493억원이 소멸되거나 휴면상태인 것이다.


"오빠는 포인트를 왜 안 써? 모아 놓은 거 할인 받아서 쓰면 좋지 않아? 현금처럼 쓸 수 있는데 답답하다 정말. 저 포인트도 오래 안 쓰면 없어진다고 하더라. 잘 알아보고 제대로 좀 써 봐."


김씨는 답답한 마음을 뒤로 한 채 카드사에 다니는 사촌오빠에게 선물 받은 '기프트카드'를 등록하기 위해 노트북을 켰다. 기프트카드는 일반 신용카드처럼 가맹점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선물용 선불카드다. 이 카드를 해당 카드사 홈페이지에 등록하면 잔액과 이용금액 확인은 물론 소득공제까지 가능하다. 일정 금액 미만으로 남았을 경우 기프트카드 잔액을 환불 받거나 포인트로 전환 받을 수도 있다.


"오빠, 그때 내가 준 기프트카드 갖고 왔지? 등록해서 오늘부터 쓰자~"


"미안해 알뜰아. 나 사실 그 기프트카드 도대체 어디 갔는지 모르겠어. 지난번에 카드 안 갖고 나왔을 때 친구들이랑 술 먹고 썼는데 결제하고 나서 어디다 뒀는지 모르겠더라. 뭐 어차피 한 4만원 넘게 썼으니까 그냥 나머지는 카드사에 기부한 셈 치지 뭐. 하하."


"카드사 걱정은 안 해줘도 되거든? 오빠 통장 잔고 걱정이나 하시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12개 카드사의 기프트카드 낙전수입 규모는 256억11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기프트카드 낙전수입이란 정액상품의 제공량을 유효기간(최종 사용일로부터 5년) 소비자가 다 쓰지 않아 회사로 귀속되는 수입을 말한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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