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대내외 불확실성 해소 이후 국내증시는 안도랠리가 전개 중이지만 주요 선진국대비 증시 회복속도는 더디게 전개되고 있다. 2분기 실적시즌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철강, 기계, 자동차, IT 등 수출 대형주의 실적 부진예고, 원·달러환율의 급격한 상승에 따른 외국인 순매수 유인 제한 등의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중소형주와 코스닥 종목들의 상대적 강세가 지속되면서 밸류에이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여기에 달러화 급등세가 나타나 원화 약세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타고 전날 대형수출주들이 반등을 시도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수출대형주들의 펀더멘탈이 미약하다는 측면에서 반등추세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섣불리 추세적 반등을 기대한 투자는 시기상조라고 짚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 큰 틀에서 국내증시는 대내외 이벤트 소멸에 따른 안도랠리가 전개되고 있다. 시장의 관심이 미국 금리인상 이슈로 쏠리면서 달러강세에 따른 원화의 상대적 약세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며 전날 현대차, 현대위아 등 자동차 및 부품 주식들이 추세하단에서 반등시도가 있었다.
수출대형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 있겠지만 여전히 대형수출주들의 글로벌 시장점유율 및 실적 등 펀더멘탈 측면의 개선기대는 약하다. 단기 낙폭과대로 인한 단순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짙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 추세여부에 대한 판단은 유보할 필요가 있다.
반면 전날 증시 흐름에서 또하나 주목할만한 점은 중소형주 및 코스닥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고성장, 고밸류 주식을 대표하는 시장주도주들의 레벨업 시도가 기관및 외국인 수급에서의 측면지원 무산으로 실패했다는 점이다. 중소형주 및 코스닥시장의 주가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를 남겼다.
중소형주 및 코스닥시장 시장주도주들은 7월 후반까지 상대적 강세흐름을 이어갈 수 있겠지만 예상보다 강세가 조금 일찍 종료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일단 코스피100 종목 대비 상대가격 및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고 이전 상승패턴과 달리 거래대금 증가가 제한되고 있어 중소형주 및 코스닥시장에 대한 기관 순매수 강도가 약화된다면 강세흐름이 바뀔 수 있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연구원= 전날 코스피시장에서 끝을 모르고 하락하기만 하던 업종 대표 대형주들이 전일 대거 반등 모습을 보였다. 환율 문제와 함께 일부 중소형주들의 과열과 낙폭에 대한 인식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이미 과열된 중소형주보다 낙폭과대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중소형주와 함께 코스닥지수가 나스닥 바이오지수와 동조화를 보이면서 강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상황을 낙관하기만은 이르다. 국제 금가격이 5년 3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국제유가 역시 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시장 변동성을 키울만한 요인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사실 별다른 조정없이 상승하는 중소형주 흐름을 보면 수익내기가 쉬운 시장처럼 보여지지만 보수적 투자자들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장세다. 과거 1990년대 후반 유행하던 소위 상한가 종목 따라잡기처럼 매수세가 강한 종목에 대한 조정시 매수가 정답인 것처럼 보여지기도 하지만 위험성이 보다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펀더멘탈적인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낙폭과대 대형주가 바닥권에서 반등한 흐름이 지속되긴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시장의 관심을 끌어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이미 대형주의 개별실적에 대한 우려는 시장에서 인식하고 있는만큼 투자자들은 기업의 본질가치에 집중하며 저점매수를 저울질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종목 가운데 외국인들의 저점매수가 시작된 종목들도 있다. 현대차의 경우 전일 급등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이미 5거래일 연속 외국인들의 순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기관투자자들은 매도에 나서고 있지만 외국인들은 전일을 제외하고 꾸준히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전날 대형주들이 움직이며 그동안 시장을 이끌었던 제약과 바이오, 내수관련주, 건자재 관련주 등이 잠시 쉬어가는 모습이었지만 일시적인 것으로 판단되며 이들 종목에 대한 시장관심은 한동안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를 겨냥한다면 단기적으로 건자재 및 가구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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