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17일 후강퉁의 본격적인 개막을 앞두고 지난주 코스피 시장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수가 다시 1940선까지 밀려났다. 단기적으로 후강퉁 시행에 따라 한국증시는 중국증시에 비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면서 외국인 수급 우려가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후강퉁 시행 초기 이후에는 이익증가율이 양호하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업종들을 중심으로 코스피에 대한 외국인 선호도가 다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미국의 연말소비시즌에 따른 소비호조 기대감에 전기전자(IT)와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반등세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후강퉁 실시로 단기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증시보다 중국증시를 편애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업이익 측면에서 코스피 상장기업들에 비해 상하이 상장기업들은 양호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3분기 실적 역시 중국 기업들은 예상치 대비 높은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한국은 예상치를 하회했다.
또한 상하이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현재 한국보다도 낮은 상황이다. 후강퉁 시행 이후 1~2주 동안 한국증시는 상하이 증시에 비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중국주식 전체가 한국주식에 비해 매력적인 상황은 아니다. 전반적인 업종들의 평균을 종합했을 때는 중국의 이익증가율이 높지만 업종별로는 차이가 크다. 보험과 에너지 업종 등의 경우에는 한국이 밸류에이션이 높고 이익증가율도 낮다는 점에서 매력이 떨어지지만 화학, 금속, 레저, IT하드웨어 등의 경우에는 중국대비 매력도가 높다.
후강퉁 개장 초기에는 외국인 전용시장 자체가 갖는 프리미엄까지 합쳐져 외국인 수급의 한국 소외현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연말로 갈수록 중국대비 높은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외국인 수급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한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후강퉁으로 인한 외국인 수급 공백이 장기간 이어지리라 판단되지는 않는다. 국내증시 역시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연말 쇼핑시즌 모멘텀을 통해 제한적이나마 반등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주부터 미국의 연말 쇼핑시즌의 가시권으로 진입한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10월 소매판매 및 소비자신뢰지수가 호조를 보이면서 연말 쇼핑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아울러 미국 연말 쇼핑시즌에 따른 계절적 민감도가 가장 높은 제품이 IT 관련 제품이고, 때마침 국내 IT업종은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저점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미국 소비지출의 계절성은 국내 IT업종과 코스피의 반등세를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
외국인 수급 역시 이미 IT업종을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지난 6일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IT업종에서 37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IT업종의 경우 시장 조정구간에서도 매수세를 이어갔기 때문에 주로 저가매수세에 근거한 중장기 투자패턴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연말소비 모멘텀을 따라 이런 모습은 지속될 것이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기아차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크게 나타났다. 반도체와 하드웨어 업종에 대한 순매수가 지속 중이고 현대차에 대해서도 다시 순매수로 전환되는 모습이다.
3분기 이후 기업이익 하향 조정도 마무리국면에 다다르고 있기 때문에 연말로 갈수록 외국인 수급의 본격적 유입과 코스피 반등세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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