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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삼성 도와 헤지펀드 공격 막아야" 엘리엇 공격 '위장된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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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삼성 도와 헤지펀드 공격 막아야" 엘리엇 공격 '위장된 축복'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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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하루 앞둔 16일 "삼성을 도와 헤지펀드 공격을 막아야 한다. 합병은 일단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이날 여의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견을 전제로 "오너 지분율이 낮은 재벌 회사를 헤지펀드가 공격해 무너지면 앞으로 투자, 성장, 고용 대신 지배력 강화에 총력을 쏟으려고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황 회장은 그러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성공한다면 엘리엇의 이번 공격은 '위장된 축복(disguised blessing)'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번 엘리엇 사태에서 아무런 교훈을 받지 못하면 우리 사회의 집단지성이 부족한 것"이라며 "대기업에게는 중요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사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회장은 "(재벌이) 부당하게 경영권 승계를 하는 것을 시장이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는 점과 또 한가지는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한 행위에 대해 외국인이나 소액주주들이 대단히 불만을 품고 있다는 메시지가 대기업에 분명히 전달됐을 것"이라며 "합병에 성공한 후에는 지배주주 뿐 아니라 소액주주와 외국인 주주 등 외부 주주를 위한 주주친화적 기업으로 변신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경제가 과거 30년, 길게는 50년 동안 재벌 주도형으로 성장을 했는데 (경영권 방어를 위한) 오너 개인 지분보다는 국가 경쟁력 강화에 일조하겠다는 생각으로 회사를 키워온 것도 사실이며 나이가 들고 경영 능력이 떨어져 후계 구도를 생각할 때 가급적 자식에게 물려주겠다는 욕심을 낸 것도 사실"이라면서 "이 두 가지가 합쳐져 재계의 현 상황을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 성장 모델은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크면서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 모델이 돼야 할 것"이라며 "대기업을 쪼개서 작은 회사로 가는 것은 우리 성장 모델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황 회장은 또 "우리나라 대기업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1 수준으로 형평 없다"며 "애플의 PBR은 5.2 정도 되는데 우리 대기업은 장부가치 만큼도 주가가 형성되지 않는 것은 주주들의 불만이 많다는 의미이자 청산하는 게 낫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벌 기업의 PBR이 낮다는 것은 우리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며 "이번 엘리엇 사태는 이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건으로, 향후 대기업이 주주친화적 정책이 펴면 자본시장에도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합병이 될 것으로 본다"며 "개인 투자자들은 합병 자체를 반대하기보다는 합병 비율을 마음에 안 들어하는 정서적인 문제"라고 판단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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