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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빙하기' 이가림 시인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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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루게릭병을 앓던 원로 시인 이가림 씨가 14일 오후 8시20분 인천 우리사랑요양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2세.


본명은 이계진으로 1943년 만주에서 태어났다. 이씨는 해방 뒤 전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전주고 재학 시절에 은사 신석정, 김해강, 백양촌을 만나 시집과 소설, 에세이를 읽으며 문학에 눈을 떴다.

성균관대 불어불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루앙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돌의 언어'로 입선했고 196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빙하기'가 당선되며 등단했다. 첫 시집 '빙하기'(1973)로 시작해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순간의 거울', '내 마음의 협궤 열차' 등을 펴냈다. 산문집으로는 '미술과 문학의 만남', '흰 비너스 검은 비너스', '사랑, 삶의 다른 이름' 등이 있다.


파리7대학 객원교수, 인하대 불어불문학과 교수와 문과대학장을 맡았다. 한국불어불문학회장과 민족문학작가회의 인천지회 초대 지회장 등을 역임했다. 1993년 정지용문학상, 1996년 편운문학상, 2009년 한국펜클럽번역문학상 등을 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병마는 2011년 찾아왔다. 한쪽 다리에서 시작된 마비가 서서히 위로 올라왔다. 루게릭병 진단을 받고 자택에서 투병했지만 위와 폐에까지 마비가 진행되자 요양병원으로 옮겼다.


부인 김원옥(70) 시인은 2013년 말부터 모든 사회생활를 접고 간호에 몰두했다. 부부가 공식적으로 '시인 부부'가 된 때는 2009년이다. 김씨는 '정신과표현'에 늦깎이 등단했다. 최근 처음으로 펴낸 시집 '바다의 비망록'과 수필집 '먼 데서 오는 여인'은 그가 병상에 있는 남편 곁에서 쓴 글을 모은 것이다. 자신의 70년 일생을 관조했다.


김씨는 "남편은 시에 애정이 남달랐던 사람"이라며 "20대 초반에 등단해 거의 한평생 시를 사랑했고, 병상에 누워서도 휴대전화로 글을 쓸 정도로 애정이 컸다"고 돌이켰다.


유족으로는 맏딸 지원 씨, 맏사위 현진길 IBK투자증권 감사팀장, 둘재 딸 지영 씨, 둘째 사위 루카 그루몰라토 프랑스 루앙대 교수가 있다. 분향소는 인천 중구에 있는 인하대학교 장례식장 1호실이다. 발인은 17일 오전 7시. 문의 032-890-3180.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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