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들은 13일(현지시간) 그리스가 추가 개혁안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와 구제 금융 협상을 개시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만장일치로 합의를 이뤘다"며 "그리스에 ESM 지원을 위한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도 "합의 내용과 형식에 만족한다. 이제 그렉시트는 없다"고 말했다. 융커 위원장은 합의안이 각국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그리스 개혁안 수용 여부와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 협상 재개를 논의하기 위해 전날 오후 4시(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존 정상회의는 16시간 넘게 마라톤 회의를 지속한 끝에 타협안을 도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합의안이 요구하는 개혁 법안이 그리스 의회를 통과한 후에 유로존 각국 의회에 합의안이 상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스 구제금융을 위한 합의안은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핀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슬로바키아 등 의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또한 그리스는 부가가치세 간소화와 연금 개혁, 민영화 등 고강도 개혁법안을 15일까지 입법절차를 마쳐야만 ESM을 통해 3년 간 최대 860억 유로(약 108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을 수 있다.
유로존 정상들은 그리스에 820억~860억 유로의 자금을 지원하고 ESM 협상을 마무리할 때까지 필요한 유동성을 지원하는 '브릿지론'으로 120억 유로를 별도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독일이 제시한 500억 유로 규모의 국유재산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펀드에 편입해 부채를 상환하라는 요구는 일부 수정한 내용으로 수용됐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 펀드의 일부는 부채 상환용으로 하고 나머지는 성장을 위한 투자와 은행 자본 확충 등에 사용하겠다는 수정안을 받아 들였다.
치프라스 총리는 회의를 마치고 "채무 재조정과 350억 유로 규모의 성장 계획은 그리스를 유로존에 남게 할 것"이라며 "긴축 조치는 성장 계획으로 상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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