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당초 11일(현지시간) 하루였던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일정이 이틀로 연장됐다. 11일 회의에서 그리스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 하고 12일에 다시 회의를 열기로 한 것.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막기 위한 유로존 재무장관회의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첫날 회의는 자정 무렵 끝났다. 장관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는 사이 재무장관회의 실무 책임자들은 밤새 업무를 계속해 12일 오전 11시부터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다시 회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은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회의가 여전히 매우 어렵지만 상황은 진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뢰와 믿음의 문제가 논의되고 있으며 물론 재정적 문제도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셀블룸 의장의 발언에 따르면 그리스가 제출한 개혁안을 실행할 의지가 있느냐에 많은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의구심을 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긴축을 담은 개혁안으로 일단 구제금융 자금을 받은 후에는 나 몰라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데이셀블룸 의장 외에도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 루이스 데 긴도스 스페인 재무장관 등이 회의가 시작되기 전 신뢰의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긴도스 재무장관은 회의장을 떠나면서 "상황이 좋아질 수 있지만 나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핀란드의 알렉산더 스터브 재무장관은 "그리스에 어떤 추가 자금을 지원해줘야 하는 시점에 있다고 생각치 않는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유로존 회원국의 절반 가량이 핀란드와 비슷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여전히 강경한 입장이었다. 그는 그리스에 대한 채무 탕감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리스는 현재 3년간의 구제금융 자금과 함께 30% 수준의 채무탕감을 요구하고 있다.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너 존타그자이퉁은 유로존 재무장관들의 평가 보고서를 인용해 채권단은 여전히 그리스의 개혁안이 재정 목표를 달서하는데 부족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유럽연합(EU) 경제 담당 집행위원은 "희망은 항상 있다"며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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