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채만식의 소설 '태평천하'를 보면 윤 직원 영감이 만석꾼을 운운하는 대목이 나온다. "우리 마니래만 히여두 명색이 만석꾼이 집 예편네가 아닝가?" 하는 부분이다. 그는 만석꾼이 죽어 저승으로 가면서 겨우 쌀 조금과 엽전 일부를 남겼다며 답답해 한다.
만석꾼 하면 조선시대 부자를 일컫는 말이다. 만석꾼은 곡식 만 섬가량을 거두어들일 만한 논밭을 가진 큰 부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조선시대 만석꾼이라고 한다면 인근 지방에선 떵떵거리며 살 정도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만석꾼을 현재 시점으로 본다면 어느 정도 부자인 걸까?
지난주에 조선시대 상평통보와 현재 우리나라 원화 간의 환율을 알아봤다. 당시 쌀 값과 현재 쌀 값을 비교해 대략의 환율을 구해보니 쌀 1섬이 29만원, 1냥이 6만원, 1전은 6000원으로 계산됐다.
그렇다면 만석이라면 29억원 가량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조선시대 만석꾼이라면 현재로 보자면 연봉 29억원을 받는 인물이라고 볼 만하다.
지난해 국내 주요 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의 연봉을 보면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이 145억원으로 제조사 중 가장 많았다. 그밖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61억원, 손경식 CJ제일제당 회장 56억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17억원,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12억원 등이다. 만석꾼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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