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 '베테랑' 등 기대작 줄줄이 대기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7월~8월은 명절 못잖게 영화 관객이 몰리는 시기다. 방학과 휴가를 맞아 극장에서 피서를 즐기는 관객이 많다. 역대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열세 편 중 여름에 개봉한 작품은 '명량(2014)', '도둑들(2012)', '해운대(2009)', '괴물(2006)' 등 네 편이다. 상반기 극장가를 외화에 내준 한국영화가 반격을 시도할 절호의 기회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 1월 1일부터 7월 8일까지 미국 영화의 관객 점유율은 53.0%다. 5176만9391명을 기록했다. 반면 한국영화는 4280만9022명으로 41.8%다. 2011년부터 지켜온 50%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12월 17일 개봉한 '국제시장'이 해를 넘기고도 선전했지만 다른 작품들의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외화는 신기록을 작성하며 승승장구했다. 2월 개봉한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가 역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외화 중 가장 많은 612만9681명을 끌어 모았고, 4월 개봉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역대 최고 예매율 등을 세우며 1049만4501명을 기록했다. 6월 개봉한 '쥬라기 월드'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여파를 뚫고 지난 5일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미국판 블록버스터의 강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일 '터미네이터 제네시스'에 이어 30일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이 베일을 벗는다. 두 작품은 모두 시리즈 5편으로 전편이 각각 456만8891명과 757만5899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이에 맞서는 한국영화는 흥행 감독들을 전면에 내세운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작품은 22일 개봉하는 '암살'이다. '도둑들(2012)', '전우치(2009)', '타짜(2006)' 등을 히트시킨 최동훈 감독의 신작이다. 1933년 일제강점기 경성에서 벌어지는 암살단의 활약을 그렸는데 초호화 캐스팅으로 제작 전부터 유명세를 탔다. 한류스타로 부상한 전지현이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을, 흥행 보증수표로 거듭난 이정재가 임시정부 경무국 대장 염석진을, 연기파 배우의 계보를 잇는 하정우가 암살단을 쫓는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을 연기한다.
'베를린(2012)'으로 716만6199명을 불러 모은 류승완 감독도 대열에 합류한다. 8월 5일 신작 '베테랑'을 선보인다. 베테랑 광역수사대와 유아독존 재벌 3세의 한판 대결을 담았는데 이미 '부당거래(2010)'에서 찰떡호흡을 자랑한 황정민이 주연을 맡았다. 유해진, 오달수 등 감초 같은 조연들의 가세에 류 감독과 정두홍 무술감독이 함께 빚는 액션 장면까지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명품 연기'에 승부수를 던진 영화도 있다. 연기로는 흠 잡을 데 없는 이병헌과 '칸의 여왕' 전도연이 참여한 '협녀'다. 고려 말 왕을 꿈꿨던 한 남자의 배신과 18년 후 그를 향해 검을 겨눈 두 여인의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이병헌의 개인 문제 때문에 개봉이 계속 연기되다 8월 개봉을 확정졌다. '명량',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7번방의 선물(2012)' 등으로 1000만 관객을 세 번이나 불러 모은 류승룡도 판타지 호러 '손님'으로 다시 한 번 관객몰이에 나선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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