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가 또 한 번 '무관 징크스'에 고개를 숙였다.
아르헨티나는 5일(한국시간) 칠레 산티아고의 훌리오 마르티네스 파라다노스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2015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에서 개최국 칠레와 연장전까지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4로 져 준우승했다. 2007년 베네수엘라 대회 준우승 이후 8년 만에 결승에 올라 통산 열다섯 번째 우승에 도전했으나 승부차기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했다. 메시는 승부차기 첫 번째 키커로 나와 득점에 성공했다. 그러나 2·3번 키커 곤살로 이과인(나폴리)과 에베르 바네가(세비야)가 모두 실축해 아쉬움을 삼켰다. 7년 전 첫 출전한 대회 결승에서 브라질에 0-3으로 패한 뒤 또 다시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메시는 국가대표로서 국제대회 우승과 유독 인연이 없었다. 2005년 8월 17일 헝가리와의 친선경기를 통해 데뷔한 뒤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메이저 대회 첫 출전인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8강에서 탈락했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무득점으로 8강에서 도전을 멈췄다.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에선 결승까지 올랐으나 독일에 연장 접전 끝에 0-1로 졌다.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는 정규리그와 컵 대회를 포함, 우승컵 스물 세 개를 들어 올리며 승승장구했으나 성인 대표팀에서는 좀처럼 뜻을 이루지 못했다. 23세 이하(U-23)가 주축인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이 유일한 우승이다.
그는 자메이카와의 조별리그 3차전(21일·1-0 승)에서 국가대표 100경기를 채워 국제축구연맹(FIFA)이 공인하는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뒤 "우승으로 기록 달성을 자축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숙원을 풀지 못했다. 메시는 칠레의 승부차기 마지막 키커 알렉시스 산체스(아스날)의 슈팅이 골라인을 통과하자 허탈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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