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그리스가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만기가 되는 국제통화기금(IMF) 부채를 상환하지 못하면서 기술적 채무불이행(디폴트)을 맞게됐다. 그리스 정부는 이날 국제 채권단에 3차 구제 금융 지원을 전격 요청하며 기존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연기를 요청했으나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은 이를 거부했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은 성명을 통해 2012년 2월부터 시작한 그리스의 재정지원 프로그램(2차 구제금융)이 이날 자정을 맞아 종료됐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EFSF의 분할 지원금 18억 유로는 그리스에 지원하지 못하며 그리스 은행의 자본확충을 위한 109억 유로 규모의 지원도 취소된다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그리스 정부는 이날 만기가 된 약 15억5000만 유로(1조9225억원) 규모의 IMF 부채를 갚지 못하면서 ‘기술적 디폴트’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앞서 그리스 정부는 채권단에 2년간 새로운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하는 협상안을 전격 제안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성명을 통해 "2년 동안 유럽안정화기구(ESM)가 그리스에 필요한 재정과 채무 재조정을 위해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기술적 디폴트'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날 자정에 종료되는 2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단기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리스 정부는 치프라스 총리가 이날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마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 등과 전화통화하면서 협상을 벌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그리스 국민투표가 시행되는 5일 이전에 독일은 3차 구제금융안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국회의원들과 만나서 "국민투표 이전에 그리스의 새 지원 요청에 대해 협상할 수 없다"면서 "오늘 그리스 사태에 새로운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로그룹은 그리스의 공식 제의를 검토하기 위해 이날 오후 7시(한국시간 1일 새벽 2시)에 긴급 전화회의를 가졌으나 그리스의 제안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유로그룹은 그리스 부채 사태 해결을 위해 추가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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