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농구대표팀 감독으로 14년 만에 복귀
9월 FIBA 아시아 농구선수권대회 출전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흔히들 독박을 쓴다고 하더라.(웃음) 대표팀 기량과 성적은 좋을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책임감을 느낀다."
김동광 남자 농구대표팀 신임감독(62)의 목소리는 차분하면서도 의욕이 넘쳤다. 김 감독은 제28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 남자농구선수권대회(9월 23일~10월 3일ㆍ중국 후난성)에서 국가대표팀을 지휘한다. 2001년(제21회 LG 아시아 남자농구선수권대회ㆍ7월 20~28일ㆍ중국 상해) 대표팀 감독을 맡은 뒤 14년 만의 사령탑 복귀다. 그는 "국가대표의 사명감을 다시 느껴보고 싶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오는 7월 20일 진천선수촌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옥석 고르기에 들어갔다. 대표팀 예산 등의 문제가 있지만 선수촌에는 최소 열여덟 명과 입촌한다는 구상이다. 그래야 부상 등 선수들 몸 상태를 따져 열두 명 이상으로 훈련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이 대표팀에 입히고 싶은 색깔은 '높이에서 밀리지 않는 빠른 농구'다. 김 감독은 세계 농구의 흐름이 높이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높이에서 밀리지 않아야 대등한 승부를 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는 "한국 농구의 국제경쟁력 저하는 가드나 포워드보다는 센터 포지션에서 밀리면서 나타났다"며 "필리핀과 대만, 요르단, 레바논 등이 귀화선수를 통해 높이를 보강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서 뒤처지면 안 된다"고 했다.
빠른 농구를 강조한 이유는 귀화선수 영입을 통한 전력 강화가 제한적이고, 중국과 같이 선수층이 두텁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다섯 명이 함께 뛰는 농구로 이 같은 열세를 극복하려고 한다. 그래서 앞으로 있을 훈련에서는 공격과 수비에서의 빠른 전환을 주문할 생각이다.
김 감독은 "빠른 농구를 하기 위해서는 체력적인 준비가 잘 돼 있어야 한다"며 "선수들이 대표팀과 각자 소속팀에서 몸을 만들고 있을 것이다. (대표팀 소집 이후에는) 특히 체력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섯 명이 빠르면서도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소집 이후 2~3주 훈련을 하면 전력의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대표팀 세대교체를 두고도 생각이 많다. 그래서 그간 대표팀에 많은 헌신을 한 김주성(35ㆍ원주 동부)과 문태종(39ㆍ고양 오리온스) 등 베테랑들의 선발을 고민한다. 다만 세대교체의 폭은 서너 명 수준으로 크지 않게 할 생각이다. 그는 "김주성 같은 선수는 그동안 대표팀에서 오래 생활을 했고 많은 희생도 했다. 감안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본인의 의사와 몸 상태가 가장 중요하다. 대한농구협회(KBA)와 의논하겠다"고 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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