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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하면 지는거다?…진심 소통하면 오히려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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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하면 지는거다?…진심 소통하면 오히려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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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누구나 사과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사과를 하느냐에 따라 반응은 극명하게 갈린다. 이해하고 공감을 얻어내는 사과가 있는 반면, 오히려 반발을 불러오는 사과도 흔히 볼 수 있다. 사과를 잘 하는 것이 애초에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것만큼 중요한 이유다.

사과에 대한 사회심리학적 반응은 어떤 언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23일 관심이 집중됐던 유명인 두 명의 사과에서 그 차이가 드러난다. 최근 표절 논란에 휩싸인 소설가 신경숙씨는 "표절이란 문제 제기를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무리 지난 기억을 뒤져봐도 '우국'을 읽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제는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고백했다.


이어 논란이 됐던 '전설'을 작품집에서 빼고 문학상 심사위원을 비롯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숙하겠다고 했다. 사과는 했지만 표절을 인정했는지 여부는 문장 사이에 숨겼다. 책임도 회피했다. 당장 반응은 싸늘했다. 온라인에서는 "사과와 반성보다는 방어가 더 많다"는 내용의 비난이 쏟아졌다.

같은 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과에 대한 반응은 달랐다. 이 부회장은 이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감염과 확산을 막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고통과 걱정을 끼쳐 드렸다"면서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밝혔다. 이어 "메르스로 인해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과 유족, 치료 중인 환자분들, 예기치 않은 격리조치로 불편을 겪으신 분들 모두에게 죄송하다"면서 "아버님(이건희 회장)도 1년 넘게 병원에 누워 계신 만큼 환자, 가족들이 겪은 불안과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서울병원의 의료진에 대한 격려도 보탰다. 잘못을 공개하고 책임을 인정했으며 앞으로의 대책까지 사과에 담았다. 이에 네티즌들은 "늑장대처의 책임이 이재용에게 있나", "정부가 해야 할 사과를 이 부회장이 대신했다"는 등 우호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얼마 전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에 동시 입학했다고 주장해 '거짓' 논란을 빚었던 김정윤양의 부친 김정욱씨의 사과문도 되새길 만 하다. 그는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큰 물의를 일으켜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모든 것이 다 제 잘못이고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가족 모두 아이를 잘 치료하고 돌보는데 전력하면서 조용히 살아가겠다. 상황 파악이 끝나지 않아 일일이 설명드리지 못하는 점을 용서해달라"고 덧붙였다. 관련 논란을 끝맺었던 이 사과 역시 솔직한 잘못 인정과 책임 통감, 향후 대책이 진심어린 문장 사이에 녹아 있었다.


최근 가수 유승준의 귀국 논란에서 나타나듯 진정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사과는 결국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게 마련이다. 마지못해 입장을 표명하거나 자기변명과 물타기에 급급한 사과는 사람들의 반발심만 부추길 뿐이다. 세월호 사태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계속 사과 논란에 휩싸이는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는 '쿨하게 사과하라'라는 저서에서 "그릇된 사과는 갈등 해소가 아닌 갈등 조장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사과할 때 쓰지 말아야 할 잘못된 문법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사과를 제대로 했을 때 우리는 상대의 분노를 가라앉히고 관계를 개선하는 순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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