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병원 밖 환자 돌보는 웨어러블 개발…"환자 처방이 목적"
시력검사·혈액검사 등 아이폰용 의료 장비도 잇따라 출시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정보통신(IT) 회사인 구글과 애플의 잇따른 의료기기 개발 소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스마트헬스케어 시장이 '제2의 성장 먹거리'로 평가받는 만큼 관련 사업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보다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23일(현지시간) 구글은 불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의사와 환자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원격진료용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기는 의사들이 병원 밖에 있는 환자들을 모니터링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환자들이 손목에 착용을 하고 있으면 장착된 센서가 심장 박동, 체온, 맥박 등을 비롯해 주변환경(자외선·소음 수준) 등의 정보를 수집해 병원으로 전송한다.
앤디 콘라드 구글 생명과학 부문 책임자는 "이 기기가 환자들에게 처방되거나 임상 실험용으로 사용되는 것이 회사의 목적"이라며 "단순 호기심 수준 이상의 기기"라고 설명했다. 20~30년 후에는 모든 환자들이 이 기기를 착용하고 다녔으면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구글은 또 글로벌 제약사인 존슨앤존슨(J&J)과 손잡고 수술용 로봇 플랫폼 개발에도 착수했다. 의사를 도와 수술의 효율성을 높이고 좀 더 정교하게 수술을 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든다는 것이 목표다. 이 로봇이 수술을 하는 도중 얻어진 수백만건의 실시간 정보 데이터를 모을 수도 있다.
애플의 아이폰을 이용한 의료장비 출시 소식도 최근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스타트업 기업 스마트 비전 랩스는 최근 4000달러대의 아이폰용 시력 검사 장비 상용화에 착수했다. 아이폰과 결합해 눈의 사진을 찍고 애플리케이션이 시력을 분석·처방하는 원리다. 기존 2만~4만달러대였던 장비 가격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춰 개발도상국 등에 보급한다는 목표다.
이외에도 아이폰을 이용해 HIV와 매독 바이러스 등 감염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하는 '리서치킷', 피부표면 현미영상법과 통신 기술을 결합해 피부암 등을 진단할 수 있는 '핸디스코프' 등이 소개된 바 있다.
애플의 첫 웨어러블 기기인 애플워치는 이미 영국 런던의 킹스칼리지병원에서 암화학요법 중인 환자를 대상으로 투약 관리와 복약, 처방 등에 활용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건강 관리를 하는 수준으로 쓰이던 스마트폰이 이제는 의료용 진단 장비 역할까지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며 "장비에 필요한 가격 수준이 낮아질 수 있어 저개발 국가의 질병 예방·치료 등 역할이 점차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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