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입시’ 목표 공부방 '티치포코리아(Teach for Korea)' 사용 기한 만료 ... 하나금융그룹, 장소 사용 연장에 후원금까지 적극적인 지원으로 화답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성북구(구청장 김영배)와 하나금융그룹(회장 김정태) 사이의 편지 한 장의 사연이 주민들의 가슴을 따스하게 하고 있다.
‘티치포코리아(Teach for Korea) 성북학교’는 자원봉사 대학생 교사들과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모여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공부방으로 2012년부터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교육의 양극화 해소를 위해 삼선교 하나은행 빌딩에서 365일 수업을 진행해 왔다.
성북구가 청소년 교육복지의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나섬에 따라 사교육으로부터 소외됐던 저소득 청소년 100여명이 질 높은 교육 혜택을 받았으며 이 중 70%가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그러나 장소사용에 대한 계약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공부방을 옮겨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지만 60여명의 청소년이 매일 모여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가 않았다.
티치포코리아는 고심 끝에 성북구의 문을 두드렸다.
성북구는 지역 내 사용 가능한 시설물들을 검토하고 인근에 위치한 성북정보화센터 등 대안을 준비했지만 늦은 시간까지 수업이 진행되는 만큼 학생들이 안전하게 귀가 할 수 있는 위치가 문제였다. 자원봉사 대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무엇보다 현재의 공간에 대한 이들의 애정이 남달랐다. 전체적으로 토론이 가능하면서도 1:1 맞춤식 수업까지 진행할 수 있기에 현재의 공부방에 대한 학생들과 자원봉자 대학생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이며 다른 공간에 현재의 구조를 재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담당 직원으로부터 이런 사실을 보고받은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하나금융그룹 측으로 편지 한 장을 보냈다.
김 구청장은 편지에서 서울시 자치구 중 복지대상자가 7번째로 복지대상자가 많은 구의 재정사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학원에 다닐 형편이 안 되는 저소득 청소년 100여명이 티치포코리아(Teach for Korea) 성북학교를 통해 질 높은 수업을 받을 수 있었다.
이들이 가난으로 인해 희망을 버리지 않도록 도운 하나금융그룹의 지원에 아낌없는 감사를 전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공부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역 내 시설물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지난 3년간 공부방 장소를 대여한 하나금융그룹 측의 배려에 더욱 고마움을 느꼈고 늦었지만 이에 대한 감사 서한문을 보낸 것인데 하나금융그룹의 신속하고 화끈한 화답을 받게 돼 놀랐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의 편지에 하나금융그룹도 기존의 공부방 사용기한을 연장했을 뿐 아니라 넉넉한 후원금까지 전달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아울러 이를 계기로 그동안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온 하나금융그룹과 성북구는 더욱 협력적인 관계를 맺기로 했다.
학부모 김선향 씨(48)는 “하나은행 공부방은 어려운 형편에 학원을 다니지 못한 아이에게 성적향상은 물론 의기소침한 성격까지 밝게 만든 고마운 공간”이라면서 “이사를 가야 한다고 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하나은행과 성북구청이 아이들을 위해 마음을 합쳐 해결해 주니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면서 밝게 웃었다.
성북구는 사회공헌활동에 관심을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하나금융그룹의 사례를 바탕으로 지역사회복지사업에 각종 민간 기업 및 단체 등과 적극 협력하기로 하고 다양한 민간자원 연계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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